▲ 25일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서 복합자동차 매매단지인 ‘도이치 오토월드’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도이치 오토월드 옆 고색동 주택가의 지하수 수압이 낮아져 물이 적게 나오고 기름 냄새가 나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25일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서 복합자동차 매매단지인 ‘도이치 오토월드’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도이치 오토월드 옆 고색동 주택가의 지하수 수압이 낮아져 물이 적게 나오고 기름 냄새가 나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겨울철을 앞두고 수원시 고색동에 거주하는 60∼80대 노인들이 생활용수로 쓰고 있는 지하수의 수압이 저하되고 기름 냄새가 나면서 이웃집에서 물을 끌어다쓰는 등 힘겹게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노인들은 인근에 건설 중인 복합자동차 매매단지 공사로 지하수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며 피해 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25일 수원시와 ㈜삼호에 따르면 ㈜삼호는 지난해 9월 29일부터 2020년 3월 말까지 권선구 고색동 14-35번지 일원 3만9천517㎡에 총면적 27만5천79㎡, 지하 6층·지상 4층 규모의 복합자동차 매매단지인 ‘도이치 오토월드’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터파기 공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공정률은 11%(8월 말 기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말부터 해당 공사장과 약 200∼250m 떨어져 있는 고색동 일부 지역에서 갑작스럽게 지하수 수압이 낮아지면서 이를 사용하던 노인들이 커다란 불편을 겪고 있다.

도이치 오토월드 공사 현장에서 250m가량 떨어진 8가구는 대부분이 60∼80대 고령자들로 전기펌프를 이용해 지하수를 퍼올리지만 물이 적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들은 설거지, 빨래 등을 할 때도 1시간 동안 물을 받아 사용하고 있었으며, 항상 전기펌프를 틀어놓은 채 대야에 물을 받아야 했다. 또 텃밭 농사 등 대량의 물이 필요할 때마다 수도관이 연결된 이웃집에서 지름 80㎝의 고무대야에 물을 가득 담아 들고 오가야 하는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지하수에서 그동안 나지 않던 기름 냄새까지 나면서 고령임에도 불구, 인근 마트에서 1.5L짜리 생수를 구입해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 같은 피해 속에도 이들은 열악한 생활 여건 때문에 수도관 설치 비용조차 부담돼 지자체에 설치 신청도 못하고 있는 처지다.

노인들은 ‘도이치 오토월드’의 시공사인 ㈜삼호의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는 도중 지하수의 양이 현저히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인과 인근 주민들은 지난달 14일 ‘도이치 오토월드’ 공사 현장 앞에서 지하수 연결, 공사장 소음 및 진동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주민 홍모(64·여)씨는 "그동안 시공사에 지하수 부족으로 인한 민원을 제기했지만 현장에 나와서 확인하는 인원조차 없이 보상 협의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삼호는 공사 현장 200m 내 4가구만 새로 지하수를 파주는 등 피해 복구를 해 줄 수밖에 없고, 나머지 공사 현장에서 250m가 떨어진 4가구는 공사로 인한 피해 가구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호 관계자는 "해당 가구들은 공사로 인해 영향을 받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어 피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인근 수인선 공사 현장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원시도 뒤늦게 지하수 양 감소 가구 파악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지하수 양 감소 현상이 공사로 인한 것으로 확인되면 ㈜삼호 측에 피해 가구에 대한 보상 진행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터파기 공사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