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부터 7박 9일 일정으로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유럽 순방길에 올라 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덴마크 순으로 4개국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길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 정상을 차례로 만나면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공론화하는 등 국제사회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 내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더불어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북한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얘기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을 교황에게 직접 전하기도 했다.

 이는 전 세계 평화의 상징인 ‘교황’에게 정상국가로 나아가려는 북한의 의지를 전달함으로써 핵전쟁 공포를 조장하려는 국가 이미지 대신 평화를 갈망한다는 인식을 다른 나라에 심어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안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북한의 초청에 긍정적 답변을 보내면서 국제사회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우리나라를 방한했을 당시에도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위로하고 남북 화해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앞으로 한반도 평화의 시계추는 어떻게 흘러갈까.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10년간 단절됐던 남북관계는 올해 1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1∼3차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물꼬를 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세계가 보는 앞에서 전쟁의 종식을 알리는 일이다.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생긴 ‘한국전쟁’이라는 사건을 통해 서방세계와 강대국이 한반도에 들어와 치열하게 싸운 결과로 만들어진 냉전의 산물인 휴전선을 없애고 평화의 발판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길에서 남북미 삼자 간 전쟁 종식선언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온 국민의 희망대로 좀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아 답답할 뿐이다.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계기로 성경에서 예수님이 지향했던 진정한 평화가 한반도에도 깃들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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