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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인천의 섬지역에는 여성 경찰이 없다.

29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백령도·연평도 등 옹진군 내 5개 섬지역 파출소에 여경이 배치되지 않은 탓에 인천 섬지역에서 사건 발생 시 1차 출동을 하는 경찰은 모두 남성이다. 그런 만큼 성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 보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찰 측은 근무인원이 적은 섬지역의 경우 물리력이 요구되는 경찰업무 특성상 남성을 위주로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남경과 여경이 4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하면 안 된다는 지침으로 인해 여경 배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섬 파출소에서는 많아야 2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데, 여경을 배치한다면 이 지침을 필연적으로 어기기 때문이다. 이 지침은 2016년 인천남동경찰서의 한 경찰 간부가 동료 여경을 성희롱해서 징계를 받은 사건을 계기로 인천경찰청이 추가한 것이다.

이 밖에 숙직실과 같은 섬지역 파출소의 여경시설 부재, 기혼 여경의 육아 문제 등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들 섬마을에서는 할머니 등 여성 주민들의 비율이 높은 만큼 이들의 인권도 보장돼야 한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굴업도의 한 주민은 "섬 중에는 여성 주민의 비율이 높은 곳도 존재한다"며 "아무래도 같은 성인 여경이 있어야 소통할 때 더 편할 것 같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박현호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도서지역에도 여경의 역할은 분명 존재한다"며 "계속해서 여경을 대폭 충원하고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당장 여경을 섬에 보내는 것은 힘들다"며 "각 지역별로 자율방범대나 생활안전협의회를 운영해 여경 부재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인천강화경찰서는 넓은 지역에 비해 여경 수가 특히 부족해 도서지역 배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지역에서 근무하는 여경은 총 10명으로, 이 중 7명은 경찰서 수사팀에서 근무 중이다. 나머지 3명은 상대적으로 도심에 위치한 강화읍 관청리 심도파출소에 배치됐으며, 강화 도서지역에는 여경이 한 명도 없다.

김유리 인턴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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