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가 가짜 편지에 속아서 허도를 떠날 때, 유비에게 한 인물을 천거하자 유비가 물었다. "그 사람에 비해 선생의 재주는 어떻다고 생각하오?"

 서서가 대답했다. "비교하면 그가 기린이라면 나는 둔한 말이고, 그가 봉황이라면 나는 갈까마귀나 다름이 없습니다."

 서서가 추천한 인물이 와룡 선생, 제갈량이다. 이후 유비는 삼고초려하여 제갈량을 군사로 모시면서 역사상 가장 이상적 관계로 꼽히는 군신수어지교(君臣水魚之交 : 물과 물고기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자신의 왕국 건설에 나서게 된다.

 원래 서서와 제갈량은 친구 사이로 볼 수 있고, 서로 상대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는 관계였으므로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 평가하는 서서의 인간 됨됨이를 칭찬할 수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인심이 각박해지면 상대의 장점은 보이지 않고 결점만 크게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점이다.

 특히 정치판에서 그런 일이 다반사. 옳고 그름, 진정성, 업적을 무조건 부정하려고만 드는 세상에서 곱씹어 봐야 할 듯하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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