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대평고등학교 학생 자율동아리 ‘두근두근 동화나라’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이 지난 28일 팔달구 화서다산도서관 내 강의실에서 동화구연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 수원 대평고등학교 학생 자율동아리 ‘두근두근 동화나라’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이 지난 28일 팔달구 화서다산도서관 내 강의실에서 동화구연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직접 준비한 동화를 아이들이 즐겁게 들어줄 때 가장 뿌듯합니다."

지난 28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팔달구 화서다산도서관 내 강의실. 99.2㎡ 규모의 교실에서 5∼7살 아동 25명이 책상에 앉아 강단에 선 앳된 얼굴의 학생 11명이 들려주는 동화에 귀를 쫑끗 세우고 경청 중이었다.

이들은 아동문학가인 서정오 작가가 쓴 창작동화 「저승에 있는 곳간」을 동화구연으로 풀어서 전달했다. 이승에서 쌓은 덕이 저승 곳간에서 쌓이기 때문에 남을 돕고 착한 일을 해야 한다는 교훈이 담긴 내용이었다. 한두 번 호흡을 맞춰 본 실력이 아닌 듯 학생들의 실감나는 동화구연에 아동들은 이야기 속에 깊게 빨려 들어갔다.

동화구연을 마친 뒤에는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종이보물함에 아이들이 색연필을 칠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종이보물함을 곳간으로 생각한 한 여아가 "왜 곳간이 작아요?"라고 묻자 학생들은 "지금은 작은 크기이지만 꾸준히 선행을 하면 커질 수 있다"는 재치있는 답변으로 아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프로 못지않은 동화구연 실력을 자랑한 이들은 인근 장안구 정자동 대평고등학교 내 학생 자율동아리인 ‘두근두근 동화나라’에서 활동하는 1∼2학년 9명과 이 학교를 졸업한 유아·아동 관련 전공 대학생 2명이다. 2016년 3월 학교 근처에 위치한 화서다산도서관 개관 이래 지역 아동을 대상으로 1∼3년째 호흡을 맞춘 덕분에 수준급 동화구연을 선보일 수 있었다.

대부분 대학교 진학 시 유아 및 아동 관련 학과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로, 초창기 어설펐지만 지도교사와 함께 계속된 연습을 거치면서 이제는 직접 소개할 작품 선정부터 각색 및 배역 분담, 목소리 연기까지 베테랑이 됐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동화구연 재능기부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꿈에 확신을 갖게 됐고, 공연 작품 수가 점차 늘어갈수록 자존감도 높아져 학교생활에도 충실하게 됐다.

동아리 기장 이재은(2년)양은 "막연하게 아이들을 위한 직업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동화구연 재능기부를 통해 진로를 확실하게 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좋은 동화구연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정 지도교사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의 리더십과 책임감이 강해지고 아동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며 "인성 함양에도 도움이 돼 학교에서도 교우관계가 좋아 학교생활에서도 바람직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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