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가 없는 나라
 이정희 / 동아시아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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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가 없는 나라」는 화교의 경제·생활· 사회·정치 등 화교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크게 한반도화교의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나눠 설명하고 있으며, 다루는 역사적 시간은 중국인의 한반도 이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1882년부터 현재까지 137년간이다.

 책은 의문에 하나하나 답하는 형태로 전개된다. 궁금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이내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화교는 어떤 분야에서 경제활동을 펼쳤으며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을까, 화교 경제는 왜 쇠퇴했을까, 화교는 어떤 종교생활과 문화생활을 영위했을까, 화교와 조선인 및 한국인은 어떤 관계에 있었으며 서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을까 등에 관한 물음에서 비롯된다.

 책은 비단과 주물업 시장 노동자, 건축 노동자, 이발소, 양복점, 중화요리점을 경영하던 기술자들, 그리고 일반 노동자의 삶 등 한반도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았던 화교들의 생활상을 다뤘다. 또 화교사회가 어떻게 조직되고 운영돼 그들의 경제활동을 지탱하고 있는지와 화교 타지에서 개인을 마음과 문화로 이어주는 종교생활도 함께 분석했다. 특히 세계 화교사 중 연구 공백으로 남아 있던 한국화교뿐 아니라 북한화교도 이 책에서 언급한다.

 저자는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화교에 관한 역사적 내용을 쉽게 풀어썼으며, 실제로 화교를 취재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곳곳에 넣었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137년 화교의 역사가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반도화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중국 각 정부의 한반도 주재 외교기관 및 외교관 대표의 명단과 한반도화교의 연표를 부록으로 넣었다. 연표를 통해 독자들이 한반도화교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돕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위해 한국화교 50여 명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책은 현실성이 있는 데다 다양한 시각에서 한반도화교의 역사적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다. 저자는 전직 기자답게 청국의 총영사관, 화교협회 회의록, 일본총독부 보고서 등 방대한 자료들도 한데 모으고 조사해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저자는 화교에 대해 더 이상 배타적 이웃이 아니라 공존해야 하는 우리의 이웃이라고 말한다. 또 독자들이 관심을 갖고 따뜻한 시선으로 화교를 바라보길 원한다. 책에는 화교의 역사뿐 아니라 화교에 대한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도 담겨 있다. 아울러 이 책을 출간하며 자신을 더 깊이 성찰하는 시간이었고, 한민족과 한반도의 경제 및 사회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모든 움직이는 것들의 과학
 한근우 / 사과나무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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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움직이는 것들에는 어떤 과학이 숨어 있을까. 우리 주변에서 움직이고, 굴러다니고, 날아다니고 하는 모든 것들에는 과학이 숨어 있다. 이 책은 그런 ‘모든 움직이는 것들’에 대해 탄생에서부터 과학적 원리, 인류 문명의 발전에 끼친 영향 등을 풀어내고 있다.

 친환경 미래자동차를 연구하는 공학박사인 저자는 이 책에서 땅, 물, 하늘, 미래에서 움직이는 것들 중 16가지 주제를 뽑아 그것들이 어떻게 인류와 함께 발전해 왔나를 살펴본다.

 저자의 관심은 기원전 3천500년께 등장한 나무 바퀴에서부터 미래에 등장할 타임머신까지 과거에서 미래로, 또 물속에서 하늘까지 시공간을 넘나든다. 땅에서 움직이는 것들인 바퀴, 자전거, 자동차와 물에서 움직이는 것들인 배, 잠수함 등을 다룬다.

 바퀴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가 태어나서 가장 처음 만나는 바퀴는 보행기다. 보행기는 젖먹이 아기가 유일하게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는 도구였다. 이처럼 인간은 본성적으로 이동에 대한 자유의지를 갖고 있었고 이동에 대한 갈구는 오래전 바퀴의 발명을 가져왔다. 지금도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을 선정할 때마다 첫 번째로 꼽히는 이유이다.

 또 하늘에서 움직이는 것들인 비행기, 제트기, 로켓, 미래에 움직이는 것들인 로봇, 자율자동차, 드론, 우주선, 타임머신까지 이야기한다.

하하...하이고
실키 / 현암사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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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답답한 상황들을 촌철살인의 위트로 표현해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산 작가 실키가 두 번째 책 「하하...하이고」로 돌아왔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웃다가도 한숨이 나는 우리 삶의 ‘웃픈’ 순간들을 담았다.

 후회하면서도 실수를 반복하는 일상, 마음처럼 되지 않는 친구·연인·가족과의 관계, 사회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일들, 열심히 달려도 안갯속에 있는 것만 같은 미래…. 때로는 폭소를 불러일으키는 위트로, 때로는 울컥 눈물이 나게 하는 감성으로 실키는 누구나 흔히 겪지만 말로 잘 표현하지 못했던 상황들을 독특한 그림 속에 절묘하게 녹여 낸다.

 속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할 때 이 책을 읽으면 ‘나만 속 좁은 게 아니구나. 그래도 괜찮은 거구나’하는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먼저 공개된 79편의 작품과 책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98편의 작품이 실렸다. 이는 한 편, 한 편 업로드될 때마다 적게는 수천에서 1만 회 이상의 ‘리트윗’이 되고 ‘좋아요’를 받을 만큼 독자들의 지지를 얻은 작품들이다.

 특히 여성에게 씌워지는 사회적 억압과 편견에 대한 비판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선입견을 주지 않기 위해 나이와 성별을 알 수 없는 캐릭터를 사용했던 이전 책과 달리 이번 책은 세대와 성별에 따른 상황을 드러내기 위해 개구리와 올챙이, 암탉과 수탉 등의 캐릭터가 추가됐다.

 이 책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캄캄한 앞길에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 웃고 다시 일어나 나아갈 힘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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