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학교에 발령 받아서 합창단을 만든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는 곧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됩니다. 이 학교를 떠나더라도 합창단 아이들 모두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길 기원합니다. 마지막 대회인 만큼 혼신의 힘을 다해 아이들과 함께 최고의 실력을 뽐내고 싶습니다."

 오는 29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제3회 인천시 어린이 합창대회’ 본선 무대를 앞둔 인천시 서구 단봉초등학교 ‘단봉어린이합창단’ 문미경(48)지도교사의 소회이다.

 단봉어린이합창단은 2014년 창단돼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들었다. 이들이 인천시 어린이 합창대회에 서는 것은 세 번째이다. 단봉어린이합창단의 단원은 현재 42명이다. 지난해까지는 고학년 위주의 단원을 만들었으나 올해는 4학년 위주로 꾸렸다. 지난해보다 다소 보강된 단원 수만큼 화음도 훨씬 풍부해졌다. 표현의 범위 역시 넓어졌다. 본선 대회를 앞두고 이들은 더욱 다양해진 목소리로 관객들 앞에 최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합창단 반주자인 고가연(13)양은 "노래를 하다가 5학년에 들어서 반주자로 자리를 바꿨다"며 "친구들, 동생들의 목소리와 저의 반주가 잘 어우러져 관객들이 감동할 수 있는 무대를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단봉어린이합창단의 공식적인 연습시간은 매주 목요일 방과 후이다. 하지만 대회를 앞둔 지금은 아침, 점심, 방과 후를 가리지 않는다. 무대 연습을 위해 찬조공연을 수차례 진행하기도 했다.

 "합창단 초기에는 연습에 힘겨워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무대와 노래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달아 연습에 솔선수범하게 됐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있는 지금도 저보다는 오히려 아이들이 연습을 재촉합니다. 이러한 점들이 매우 대견하다고 생각합니다."

 단봉어린이합창단이 본선 무대에서 선보일 곡은 ‘내가 바라는 세상’이다.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내용이다. "‘내가 바라는 세상’은 가사가 아름다운 동요입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아이들이 어른이 돼도 예쁜 마음을 간직하라는 의미를 담아 이 곡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문 교사는 내년 이 학교를 떠난다. 이번 본선 무대가 지도교사로서의 마지막 무대인 것이다.

 "여길 떠나도 단봉어린이합창단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후임 지도교사가 잘 이끌어 더욱 빛나는 합창단으로 거듭나길 언제나 기원할 겁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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