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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종현 전 SK네트웍스 중국사장
# 세계 최고 부자는?  

세계는 사유재산이 인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졸부들이 발생했고 아마도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와 최근 들어 주가 급등으로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의 재산 수준은 한화 기준으로 약 100조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세계의 부호는 유럽의 영국과 프랑스에 대규모 장원과 금융자산을 보유한 로스 차일드가로 자산규모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으나 최소 500조 이상으로 추측되고 세계 금융시장의 실질적 지배자로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 유태인으로 은행을 경영하던 네이선 로스차일드(1777~1836)의 재산 형성은 나폴레옹의 프랑스와 최종 전쟁인 워털루 전쟁(1815)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 당시 영국의 참전비용을 채권 형태로 지원한 로스 차일드는 당시 유럽의 핵심 지역에 가족이 상주해 정보력에서 누구보다 앞섰는데 전쟁에서 누가 승리할지 여부가 채권 정상 회수가 가능한지 휴지로 전락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로스차일드는 초기 전쟁에서 영국이 불리한 지경이었으나, 영국의 웰링턴 장군이 이를 극복하고 나폴레옹군을 지금의 벨기에 인근인 워털루에서 대파한 정보를 가장 먼저 파악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채권시장에 채권을 헐값에 매각하자 채권 투자가들은 영국의 패전으로 이해하고 모든 채권을 헐값에 내놓게 되자 이를 순식간에 헐값으로 회수해 단숨에 유럽 최고의 부자로 부상한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자신만이 아는 비대칭정보를 활용한 금융시장의 농단임이 분명하나 시장 조작에 대한 규제가 치밀하지 않았던 당시에 채권을 거의 휴지조각 수준으로 매각해 큰 손실을 본 중산층의 비애는 이후 유태인에 대한 유럽 전역의 거부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비트코인과 부동산 투자

 2017년 말 한국은 당시 이름도 생소한 블록체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2017년 6월께 500만 원 수준에서 순식간에 2천만 원을 초과하더니 다시 폭락을 거듭해 2018년 10월 현재 약 73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 역시 최근 2년 내로 급등해 3.3㎡당 4천만 원 수준으로 거래되던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가 지금은 3.3㎡당 1억을 호가해 99㎡대 소형 아파트도 25억에 달하는 투자 광풍을 경험하고 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신조어도 있지만 이 같은 투기 피해자는 고스란히 서민의 부담으로 남게 되며, 투기의 광풍이 꺼진 경우 이로 인해 중산층에서 빈민층으로 전락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종종 목격하기도 한다.

# 기본 생존 수단인 주택가격 상승은 부작용이 가장 크다

 모든 종류의 투기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 문제가 심각하고 주택투기는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로 평생 저축해도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수십억 원대의 주택은 젊은이들의 건강한 근로 의욕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게임이론에서도 흔히 인용되는 사례이지만 자신의 소득으로 충분히 갚을 수 있는 수천만 원대 부채를 가진 사람은 정상적 생활이 가능하지만 어차피 현 소득으로 갚기 어려운 수십억대 부채를 가진 사람은 로또복권, 도박 등 확률적으로는 무모해 보이는 선택을 한다는 분석이 있다. 한국의 집값이 이같이 고공행진을 구가할 경우 젊은이들의 일자리 부족과 더불어 젊은이들의 근로의욕 자체를 마비시킬 수도 있음을 정책 당국자들도 모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 집값 안정은 예측가능한 정책대안 제시로 해결책 모색해야

 최근 들어 한국의 주식시장은 미국의 주식시장과 신흥국 시장이 폭등하는 근 2년 동안 횡보를 거듭하다가 미중 간 무역갈등으로 중국 자본시장이 폭락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주가지수가 지금까지 심리적 저지선으로 보이던 2300선이 무너지며 2018년 10월 29일 현재 2000선이 붕괴해 3년 내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미국이 오를 때는 오르지 못하고 중국이 떨어질 때 폭락하는 한국의 자본시장 환경은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겨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으로 진입했음에도 자본시장 여건은 강대국의 미풍에도 중심을 잡기가 어렵고 오히려 부동산 투기 등 비생산적 방향으로 몰리는 점은 우리의 경제는 부쩍 컸지만 몸에 맞지 않는 구태의연하고 낡은 금융시스템으로 우리의 경제를 옥죄고 있지는 않은지 심각히 고민할 단계에 도달했다. 소득이 오른 만큼 경제규모도 커지므로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경제 정책을 고수하면 오히려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값비싼 교훈을 국민 모두가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미래지향적 경제시스템은 예측 가능한 정책 결정이 가능하며 이는 산업성장의 기본 근간이 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경제 시스템의 건전성과 미래지향성을 고민하지 않으면 후대에 돌이킬 수 없는 큰 부담이 될지도 모르는 시기가 아닌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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