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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혜광학교 외벽이 바닥과 균열이 생긴 모습.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지역 유일의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시설 개선이 올해도 물 건너가고 있다.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는데도 10여 년간 이어진 개선 요청은 번번이 외면 당했다.

31일 혜광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 6월께 인천시교육청이 통보한 정밀안전점검 결과, 학교 본관 건물이 C등급을 받았다. 앞서 학교 측이 자체적으로 전문업체를 통해 실시한 점검에서 D등급을 받은 것과는 다른 결과다. 이번 결과로 학교 측이 요구했던 본관 재건축은 무산됐다.

그동안 혜광학교 건물은 비만 오면 물이 새고 벽에 균열이 생겨 위험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분의 교실도 없어 학생들은 빗물이 새 누전 우려가 있는 공간에서 수업을 받아야 했다.

또 학생들은 특수학교 일반교실 면적기준(50㎡)의 절반 수준(26㎡)인 교실에서 이동할 때마다 여기저기 부딪치기 일쑤였다. 복도 폭 역시 기준(2.4m)보다 훨씬 좁은 1.8m에 불과하다. 혜광학교가 시교육청 등에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은 올해로 10년이 다 돼 간다.

인천북부교육지원청은 지난해 12월 이러한 요청을 토대로 정밀안전점검 예산을 확보하고, 결과에 따라 재난위험시설심의위원회 및 교육부 심의 등을 거쳐 증·개축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었다. 건물 연수가 40년이 채 되지 않아 내구성과 부식 정도 등 전반적인 진단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 점검에서 C등급이 나오면서 ‘개선하면 쓸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올해 혜광학교 학생들을 위해 개선된 것은 비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옥상 방수포뿐이다.

재건축으로 학생들의 쾌적한 교육환경과 추가 학습공간을 조성하겠다는 학교의 계획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그나마 경주 지진 이후 이뤄진 시설 점검에서 혜광학교도 내진에 취약하다는 판정을 받아 내진 보강공사는 들어간다. 이 역시 내년에나 진행되며, 화재 취약 부분 보강공사는 예산 문제로 불투명하다.

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옥상 방수 문제와 균열을 비롯해 교실 내부 및 건물 외벽 균열 등 보수가 필요한 곳이 발견돼 우선 예산을 편성해 방수공사를 진행했고, 나머지도 보완하면 B등급까지 상향이 가능하다"며 "개축이 진행되려면 E등급까지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혜광학교는 정밀안전점검에서 C등급을 받아 개축 심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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