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로 간 아이들
78분 / 다큐멘터리 / 전체 관람가

2018110101010000299.jpg
1951년, 한국전쟁 고아 1천500명이 비밀리에 폴란드로 보내진다. 폴란드 선생님들은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었고, 아이들도 선생님을 ‘마마’, ‘파파’라 부르며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8년이 지난 후 아이들은 갑작스러운 송환 명령을 받게 된다.

 한국전쟁 고아들의 비밀 실화를 찾아가는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 관객들을 찾아왔다. 이 영화는 역사 속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았지만 가슴에 남아 있는 위대한 사랑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그리고 그 위대한 사랑을 찾는 여정에 남과 북 두 여자가 함께 한다.

 이들은 폴란드의 프와코비체, 바르샤바, 브로츠와프 등 곳곳을 찾아 다니며 아이들의 흔적을 발견한다. 아이들이 처음 도착했던 프와코비체의 옛 기차역과 기숙사는 비록 지금은 폐허가 됐지만 그 자리에 남아 있어 당시의 상황을 눈앞에 그리듯 생생하게 전한다.

 또 이들은 당시 아이들의 상처를 사랑으로 품어준 폴란드 선생님들을 직접 만난다. 초로의 나이에도 마치 어제 일처럼 아이들을 기억하고 있는 선생님들. 아이들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지금까지도 폴란드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려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이번 동행에 참여한 남과 북 두 여자는 추상미 감독과 탈북소녀 이송이다. ‘접속’, ‘생활의 발견’, ‘누구나 비밀은 있다’, ‘열세살, 수아’ 등을 통해 실력파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단편 영화 ‘분장실’, ‘영향 아래의 여자’를 연출한 배우이자 감독 추상미가 이 영화의 연출을 맡고 직접 출연했다.

 노래하는 엄마를 따라 가수를 꿈꿨던 소녀 이송은 2010년 탈북 후 2014년 한국에 왔다. 한국에 와서 배우를 꿈꾸며 살아가던 그는 이번 영화 오디션에 합격하고 폴란드행에 함께 한다. 처음에는 폴란드에 막 도착한 아이들처럼 낯선 환경과 사람들에게 적응하지 못하지만 차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여정이 계속되면서 폴란드 선생님들의 사랑을 차츰 깨닫게 된 배우 이송은 결국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추상미 감독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상처를 새롭게 조명하는 관점이었다"며 "자신의 상처를 다른 민족의 아이들을 품는데 선하게 썼던 폴란드 선생님들의 실화를 통해 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가진 우리들의 상처는 어떻게 성찰돼 왔는지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련과 상처가 선하게 쓰일 수 있다는 믿음과 메시지를 통해 관객들이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