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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주 한국소방안전원 인천지부장
최근 고양저유소 화재사고로 인해 사회적으로 주의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1천 원짜리 풍등을 쏘아 올린 작은 실수가 43억여 원의 큰 피해를 입은 사고였으나, 화재를 확대시킨 원인이 관계인의 안전관리 불감증이라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화재사고를 보게 되면 기본을 지키지 않아 예견된 사고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만큼 기본을 준수하는 것으로도 화재사고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류화재 기본 예방은 위험물질의 성질을 파악하는 것으로 비롯된다. 그래야만 그 성질에 맞는 안전 대책이 수립되기 때문이다. 본지면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휘발유, 등유와 같은 인화성 액체에 대한 성질을 알아보고 이에 맞는 화재 대처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유류와 같은 인화성액체는 대단히 인화하기 쉬운 물질이다. 예를 들면, 휘발유의 인화점은 영하 43도 이상인데 주위가 매우 춥더라도 유증기가 발생되며 불꽃이나 스파크 등의 점화원이 닿게 되면 쉽게 불이 붙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점화원 및 화기취급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화기취급 관리가 올바르지 않으면 화재 위험성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류에 불꽃 및 스파크가 닿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해야 하며, 정전기조차도 점화원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정전기에 대한 안전 조치 또한 매우 중요하다.

 둘째, 대부분 사람은 액체 자체에서 연소가 일어난다고 보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 그렇지 않다. 보통 화재는 유류 표면에서 생기는 유증기(기체)로 인해 확산 연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증기는 공기보다 무거워 통풍이 되지 않는 일정 공간에 쌓이게 되면 불꽃이나 스파크 등으로 즉시 화재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강력한 가연물질이라 볼 수 있는 유증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를 시사한다. 저장용기는 항상 밀전·밀봉해 액체나 증기가 누설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만일 누설돼도 바닥에 쌓이지 않고 안전한 곳으로 배출시킬 수 있도록 하는 유증기 관리 대책이 요구된다.

 셋째, 증기는 공기와 약간만 혼합해도 연소할 수 있다. 휘발유는 공기 중에 1.4%의 유증기가 있더라도 연소(폭발)분위기가 형성되며, 이 상태에서 점화원이 닿는 순간 화재로 직결될 수 있다. 따라서, 평상시 연소범위 내에 들지 않도록 관리 방법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넷째, 보통 화재는 물로 끄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유류는 물보다 가볍고 물에 녹지 않는 특성이 있어 유류 화재에 물을 사용한다면 화재면만 확대시킬 뿐 아무런 소화효과를 보지 못한다. 유류는 산소를 차단시키는 분말소화기 등으로 소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화재를 대비할 수 있도록 분말소화기 등의 소화기구가 충분히 확보됐는지를 평소에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취급하는 유류가 지닌 성질을 알아보았다. 일반적으로 화재를 유발하는 연소에는 가연물, 산소공급원, 점화원의 3요소가 있어야 한다. 이 3요소 중 어느 한 가지라도 억제된다면 화재가 발생되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 중 우리가 쉽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가연물이나 점화원일 것이다.

 화재를 통한 예방 관리를 위해서는 가연물(유증기의 통기관 확보 등)과 점화원(불꽃, 스파크 등 화기) 관리를 통한 효과적인 예방 대책을 수립한다면 유류화재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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