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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이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지상·해상·공중 완충구역에서 포사격과 기동훈련, 정찰비행 등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1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망향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북측 옹진군 해안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남한과 북한이 서해에서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첫 날 서해 5도에는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했다.

남과 북은 1일 오전 0시를 기해 육상과 해상 공중의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했다.

이번 조치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른 것이다. 남북 양측은 군사적 충동을 야기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평화적 방법으로 협의해 해결하며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도 상대방의 관할구역을 침입 또는 공격하거나 점령하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적대행위 금지 첫 날 각종 언론에서는 종전선언에 다가갔다거나 새로운 날이 시작됐다는 등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정작 포성이 그친 서해 섬 주민들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깊었다. 연평도에 거주하는 박태환(58) 평화수역운동본부 상임대표는 "기분이 좋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며 "그동안 북한이 말을 바꾼 것을 수차례 봐 온 우리는 아직까지 실감이나 믿음이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적대행위 금지는 남북 대치로 지난 45년여 동안 규제 속에서 살아온 서해 5도 어민들에게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남북 평화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출 30분 전 출항, 일몰 1시간 이내 입항’ 등의 규제를 완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서해 5도 인근은 군사적 대치로 야간운항이 전면금지돼 있다.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NLL 해역을 피해 운항하다 보니 직선으로 가는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더 소요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신중근(52) 연평도 어촌계장도 "남북이 잠시 포문을 닫았다고 계속 원활하게 간다는 것은 장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적지 않은 주민들은 이번 적대행위 금지에 크게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백령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서해 5도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초부터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시행 첫 날인 오늘 주민들이 동요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다만 평화 분위기 조성에 따라 조업구역이나 조업시간 확대, 여객선 운항 등에 대해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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