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송정숙 봉사자에게 수지침과 마사지 봉사를 받은 노인들이 송 봉사자의 칠순을 기념해 정성스럽게 축하 자리를 마련한 모습.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 그동안 송정숙 봉사자에게 수지침과 마사지 봉사를 받은 노인들이 송 봉사자의 칠순을 기념해 정성스럽게 축하 자리를 마련한 모습.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정성스러운 마사지에 손목부터 손끝까지 자극이 전해진다. 가느다란 침이 조심스럽게 놓아지면서 느끼는 따끔함도 잠시, 노인들의 얼굴에는 기분 좋은 웃음이 번진다.

㈔한국곰두리봉사회 인천시지부 소속 송정숙(70·여) 봉사자는 지역노인들을 대상으로 수지침과 마사지 봉사를 30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 사이 자신도 어느 새 칠순을 맞았지만, 다른 노인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여전하다.

송 씨는 지역노인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끝에 수지침 자격증을 땄다. 손 특정 부분에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도 두통·급체·소화불량 등 노인들이 겪기 쉬운 통증을 잠시나마 해소시킬 수 있다. 수지침에 대한 지식과 실력이 늘수록 봉사에 대한 열정도 더해져 어느 덧 30년째 꾸준히 봉사를 진행 중이다. 송 씨는 주로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 등 노인들을 위한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매달 8곳이나 되는 시설·기관을 돌아다니며 이용노인들의 건강을 돌본다.

요일별로 오전과 오후시간이 빠듯할 정도로 쉼 없는 일정이 이어진다. 노인들이 스스로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수지침 강연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실력과 열정 덕분에 송 봉사자가 방문하는 날이면 해당 시설은 수지침을 맞으려는 노인들로 가득 찬다. 이들은 십여 분 남짓한 돌봄을 받기 위해 한참을 줄 서서 기다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4개월 전부터 매주 금요일 인천서구노인복지관에서 송 씨에게 수지침을 맞고 있다는 한 할아버지는 "평소 거동이 불편했는데, 신기하게도 그 이후부터 풍을 이겨내는 게 조금 더 수월해졌다"며 "매주 금요일 수지침을 맞고 있는데, 나중에는 우리 집 근처 문화센터에도 나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신의 작은 정성으로 노인들이 힘을 얻는 모습은 송 씨가 지금까지 봉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또 봉사를 하면서 느끼는 행복과 긍정적인 생각 덕분에 자신 스스로도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송 씨의 선행은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자원봉사기자단을 통해 주위에 더 알려지기도 했다.

이제 송 씨의 꿈은 노인들의 마음까지 돌보는 친구가 되는 것이다. 그동안 수지침을 놓으며 노인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곤 했는데, 노인들의 반응이 좋았던 덕분이다. 자신도 칠순의 노인인 만큼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다.

송 씨는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들의 마음까지 치료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노인 심리상담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있다"며 "몸이 보내는 신호는 물론 마음까지 돌보는 진정한 건강 지킴이가 되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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