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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시, 임진강 문화·관광 자원 위해 실사. /사진 = 파주시 제공
파주시는 임진강과 한강 하류의 남북 공동이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 31일 임진강변 문화자원 실사를 벌였다고 1일 밝혔다.

답사는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의 지원사업으로 최종환 시장과 우관제 파주문화원장, 차문성 향토문화연구소장, 연구원 등 30여 명이 참여해 파주문화원에서 진행했다. 이들은 어선 4척을 이용해 민간 출입이 통제된 임진강 초평도와 두포리 구간을 돌며 석벽에 새겨진 석각들과 율곡리 구간의 주상절리, 전쟁 이후 민간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초평도의 생태환경 등을 직접 확인했다. 또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지금의 파평면 두포리에 머물렀던 성담수의 유적인 몽구정 터를 방문했고,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목숨을 걸고 인현왕후의 폐위를 반대한 박태보의 석각 시를 찾아 임진나루 주변의 석벽을 탐사했다.

앞서 시는 지난 6월 1차 임진강 일대의 석벽 석각 조사를 벌였다.

1차 조사에서 조선 후기 문신 우의정 조상우의 4언시 중 일부인 ‘九疊廬屛 半面徐粧(구첩여병 반면서장)’ 8자가 임진강 제1 석벽에서 최초 발견됐고, 육군 1사단의 출입 허가를 받아 임진강 일대의 석각과 적벽, 초평도 일대 환경을 조사하게 됐다. 파주문화원은 4언시 나머지는 떨어져 나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8자중 ‘반쪽만 화장한다’라는 ‘반면서장’의 출처는 중국 당나라 때 시인이었던 이상은의 시 ‘남조’에 등장한다.

차문성 향토문화연구소장은 "옛글은 상징과 인용이 많아서 정확한 해석은 불가능하지만 ‘구첩여병’은 임진강 9개 벽면이 마치 병풍 같다"는 뜻이며, "‘반면서장’은 중국 시를 인용해 임진강의 아름다운 강변과 석면의 빛을 띤다는 말로 풀이된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했다.

임진강 적벽은 모두 9개 석벽으로 이뤄져 있으며, 문산읍 장산리 임진나루에서 초평도 사이에 펼쳐져 있다.

임진강 답사는 남북의 평화적 교류를 앞둔 시점에서 남북을 연결하는 중요한 길목이 될 강의 문화자원들을 조사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 활용의 가능성을 가늠해 보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최종환 시장은 "그동안 민간의 접근이 어려웠던 임진강이 남과 북이 만나는 평화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오늘의 문화유산 조사는 남북의 평화로운 교류와 임진강 문화관광 활성화 구상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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