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연장 혈투 끝에 넥센을 잡고 6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한동민의 연장 10회 말 끝내기 솔로포에 힘입어 11-10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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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5차전 경기. 10회말 무사에서 SK 한동민이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양 팀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마지막 승부답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경기를 펼쳤고, 정규시간 9회가 부족했다. 이날 경기는 야구의 통설 ‘야구는 확실히 끝나야 끝난 것이다’는 말을 보여줬다.

역전에 재역전, 극적인 동점 홈런과 재역전 끝내기 홈런 등이 거듭된 명승부에서 SK가 마지막에 웃었다. 또 지난달 27일 1차전에 이어 엿새 만에 다시 만난 김광현(SK)과 제이크 브리검(넥센)의 선발투수 싸움도 경기 초반 불을 뿜었다.

1차전에서 각각 6이닝 5실점(김광현), 4이닝 5실점(브리검)으로 기대를 밑돌았던 두 투수는 이날 약속이나 한 듯 위력적인 투구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김광현은 4회 1사 3루에서 제리 샌즈와 임병욱을 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벗어났다. 5회에도 김혜성에게 우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를 맞았고 2사 3루에 몰렸지만, 김하성을 느린 커브로 다시 헛 스윙 삼진으로 낚고 포효했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넥센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브리검도 김광현에게 뒤지지 않았다. 4회까지 몸에 맞는 공과 볼넷 1개씩만 내주고 SK 타선을 무안타로 봉쇄했다. 브리검은 5회 1사 후 김성현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노히트 행진을 마감했지만, 피안타는 거기까지였다.

두 선발의 명품 대결은 결국 6회를 넘지 못했다. 선취점은 넥센이 먼저 올렸다.

6회 초 넥센 선두타자 송성문이 볼넷과 이날 김광현에게서 안타 2개를 뽑아낸 서건창이 초구에 3루수 앞 기습번트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어 박병호와 샌즈가 삼진과 3루 땅볼로 물러났으나 임병욱이 김광현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2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그리고 임병욱은 김광현의 폭투 때 2루에서 홈까지 훔쳐 넥센이 3-0으로 앞서갔다.

6회 말 공격에 나서 SK도 빅이닝을 만들며 단숨에 역전했다.

무사 1루에서 한동민의 평범한 타구를 잡은 넥센 2루수 김혜성이 병살을 위해 2루에 뿌린 볼이 악송구가 됐다. 최정의 삼진으로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로맥이 브리검의 슬라이더를 통타 좌측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으로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다.

다시 SK는 2사 후 김동엽의 중전안타로 추가 득점의 기회를 잡았다. 브리검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한현희를 상대로 대주자 김재현의 도루, 김성현 볼넷, 강승호 볼넷 등을 만든 후 만루에서 힐만 감독의 선택, 대타 최항이 다시 바뀐 투수 넥센 안우진의 변화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3타점 2루타로 6-3으로 달아났다.

SK는 7∼8회 3점을 더 보태 9-4로 달아나 무난한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넥센이 9회 초 때 박병호의 2점 홈런과 함께 5점을 내줘 믿을 수 없는 동점을 허용했다. 또 연장으로 접어든 10회 초에서도 넥센 임병욱·김민성의 연속 2루타로 1실점하며 9-10으로 재역전을 당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SK는 그러나 홈런공장을 가동하며 결국 낵센을 무너트렸다. 연장 10회 말 선두타자 김강민이 상대 투수 신재영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동점 솔로포로 분위기 잡은 후 곧이어 한동민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결승 솔로포를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포스트시즌 역대 세 번째 연장전 끝내기 홈런을 친 한동민은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PO 5경기에서 21타수 9안타를 치고 홈런 3방에 6타점을 수확한 김강민은 PO시리즈 MVP로 각각 선정됐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넥센을 힘겹게 따돌린 SK는 4일 오후 2시 잠실야구장에서 정규리그 1위 두산 베어스와 대망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을 벌인다.

SK가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건 지난 2008년 이래 10년 만이다. SK는 2007∼2008년 2년 내리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해 모두 승리하고 왕좌에 올랐다. SK는 2007년, 2008년, 2010년 등에 이어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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