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이 누구 손에 죽을 것인가? 세력이 서로 비슷해 누가 이길지 모르는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다.

 동진 때 흉노·선비·저·강·갈이라는 다섯 오랑캐들은 앞을 다퉈 군사를 일으켜 중국 북부 지방에 각기 할거했다.

 갈족에 석륵(石勒)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석륵이 후에 몸담고 있던 전조(前趙)를 등지고 자칭 황제가 되어 조나라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것이 후조(後趙)다. 석륵이 한번은 술에 취해 자랑삼아 말했다.

 "만일 내가 한고조와 동일한 시대에 태어났다면 그와 맞서 높고 낮음을 다툴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한광무를 만났다면 반드시 시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중원에서 한바탕 각축을 벌여 높고 낮음을 견주어 보았다면 사슴이 누구의 손에 죽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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