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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남례 <인천여성아너스클럽 회장>
나눔의 기쁨, 행복의 다른 이름이다. 나눔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내가 가진 것을 줘버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것이다. 나와 내 이웃, 그리고 나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예로부터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전통이다. 농사일이 바쁠 때 서로 돕는 두레와 품앗이 같은 미풍양속도 마찬가지다.

 또한, 서양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하여 높은 사회적 신분을 지닌 사람들이 공공봉사나 기부활동을 통해 자발적으로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전통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러한 나눔의 문화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대부호나 저명인사가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대기업이 복지재단을 운영하는가 하면, 평생을 어렵게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쾌척하고, 부자가 아니어도 불우한 이웃을 돕는 따뜻한 주변 사람들의 얘기들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경제적 양극화는 해결해야 할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어려운 탓인지 소득의 양극화가 사회적 관심사로 심각하게 대두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양극화의 폐해는 빈곤층이 양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주위를 둘러보면 홀로 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그리고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 받으며 소외당한 채 어렵게 삶을 이어가는 이웃들이 많다. 과거 대가족 제도에서는 개인이나 가정의 빈곤이나 실업 문제 등 어려운 일이 표면적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어느 정도의 어려움은 가족 간에 보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공동체가 급격히 해체되고 핵가족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족 간 보완 기능 약화로 대처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양극화 현상은 국가 복지 차원에서 해결돼야 마땅하다.

 현 정부는 과거 어느 정부보다 복지비용에 많은 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복지 사각지대에서 어려운 삶을 유지하는 소외계층은 여전히 넘쳐난다. 결국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에 부족한 부분은 민간에서 보완해 줘야 한다. 공부를 하고 싶지만 가난해서 공부를 할 수 없거나 몸이 아파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직업을 구하지 못해 돈이 없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수익금 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들이 있다. 일반인들 중에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이 가져서라기보다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하여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이처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라는 생각에서 서로 조금씩 나누면 모두 풍요로워진다.

 나눔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수의 사람이 많은 돈을 쓰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나누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 나눔 실천은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자원봉사나 기부 등 나눔 행위를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감을 느끼고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진실된 기부행위는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나눔과 배려의 정신,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다. 남을 위해서 베풀 수 있는 조건 없는 사랑의 표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국가나 사회에 기부금을 낸 분들을 보면 돈이 많아서 기부한 것이 아니다. 어려운 가운데 검소한 생활을 하든지 절약을 하면서 푼푼이 모은 돈으로 기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기부는 어떠한 원칙에 따른 일률적인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이어야 한다. 많이 벌어야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평생 나누지 못할지도 모른다.

 오늘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확대되고, 개인의 기부문화가 활성화됨에 따라 기부 방식도 다양화되는 등 기부환경이 많이 변화되고 있다. 꼭 돈으로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자신의 지식, 경험이나 갖고 있는 재능을 나눌 수도 있다. 나아가 생각을 나눌 수도 있고, 마음을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겨울은 나눔을 통해 좀 더 따뜻하고 훈훈한 분위기에서 맞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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