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호 남동구청장의 대표 공약인 88올림픽 기념 국민생활관 건립사업이 불투명하다. 현실적으로 1천억 원이 넘는 예산 마련이 불가능해서다.

4일 구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88올림픽 기념 국민생활관 건립 및 지하공영주차장 조성사업 타당성 용역’을 진행한다. 구는 내년 6월까지 예상하고 있는 이번 용역에서 개발 방향을 비롯해 민자 및 공영형태의 사업방식, 건립 규모, 재원조달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이 청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문화·관광·체육 인프라 구축 및 콘텐츠 개발 분야의 대표 공약으로 88올림픽 기념 국민생활관 재건립 및 지하공영주차장 조성사업을 내세웠다.

남동구 구월로251에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현 국민생활관을 최대 지상 8층 규모로 다시 짓겠다는 계획이다. 또 건물 주변에 최대 1천300면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건설해 주민들의 주차난도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국민생활관을 종합스포츠타운으로 다시 건립하는 데 650억여 원, 주차장 조성에 565억여 원 등 총 1천215억여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하지만 이 사업 추진의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구는 정부의 지역밀착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공모해 부족한 예산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구의 한 관계자는 "이 사업의 절반인 수백억 원의 정부지원금을 받기도 힘드는 현실"이라며 "전국의 지자체들이 눈에 불을 켜고 지역밀착형 SOC사업에 달라붙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인천시와의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현 국민생활관은 시가 건물을, 남동구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형태다. 구는 시로부터 건물을 무상이관받기를 원하지만 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당한 가격을 치르고 매입하라는 것이다. 시와 구는 48억 원 정도로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민생활관에 근무 중인 시 체육회 직원들의 고용승계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지금은 규모를 워낙 최대로 잡아 사업비가 과다책정된 경향이 있다"며 "내년 4~5월께 용역이 끝나가는 시점이면 어느 정도의 규모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