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택시기사 휴게소로 마련한 ‘인천 택시가족 쉼터’에는 택시도 사람도 없었다.

지난 2일 오전 9시 찾은 남동구 논현동 쉼터. 텅 빈 넓은 주차장을 가로질러 건물로 들어가는 동안 만난 사람은 인사를 건넨 관리인 뿐이었다. 시민들의 출근이 끝난 뒤에도 쉼터는 적막했다.

▲ 지난 2일 오전 남동구 논현동 ‘인천 택시가족 쉼터’에 마련된 32면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 지난 2일 오전 남동구 논현동 ‘인천 택시가족 쉼터’에 마련된 32면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오전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1대의 택시만 쉼터를 다녀갔다. 올해 인천 택시쉼터의 하루 평균 이용대수는 10.4대였다. 법인과 개인 합한 전체 택시 1만5천여 대의 0.07% 수준이다.

2012년 시가 18억 원의 예산을 들여 1317.9㎡의 터에 2층 건물과 32개 주차면으로 꾸린 쉼터 휴게실에는 의자와 탁자만 구비돼 있다. 간단한 정보검색이 가능한 PC도,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를 풀어줄 안마기도 없다. 기다림 끝에 만난 단 한 명의 택시기사는 화장실을 다녀오고 믹스커피를 타서 떠났다. 그가 쉼터에 머문 시간은 3분도 채 되지 않았다.

택시기사들이 편하게 즐길 콘텐츠를 쉼터에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용성을 살리면서도 이용자들의 발길을 끌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쌍우물 쉼터’의 경우 택시이용 수요가 많은 수원역에서 차로 5분 내에 위치하고 안마기, 음료, 도서, PC가 구비돼 있다.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이 택시쉼터의 올해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470명이다. 수원지역 택시 4천700여 대 중 10%에 해당하는 차량이 매일 쉼터를 방문한다.

쉼터의 위치는 수요와 접근성을 따져 고려해야 한다. 기존 논현동 쉼터는 버스터미널과 부평역 등 번화가 접근이 어렵고 택시수요도 적다.

어떤 곳에 쉼터가 위치하면 좋겠냐는 질문에 개인택시기사 A씨는 "차량흐름 등으로 시내 중심부에 쉼터 짓기는 어렵다는 것을 안다"며 "번화가에서 너무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만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새로 마련할 쉼터는 위치를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정했다. 시는 각 군·구에 후보지 물색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연내 의견을 취합해 내년 1월께 현장조사 후 위치를 확정할 방침이다. 시는 내년 상반기 권역별 5개소에 4천만 원씩 예산 2억 원을 들여 컨테이너형 택시쉼터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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