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이 12년째 표류 중이다.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지구는 정부의 주택정책과 맞물려 조성된 택지개발지구다. 이곳 수분양자들은 공동주택 분양 당시 수천억 원의 교통분담금을 냈다. 신분당선 연결 명목이다. 하지만 이 구간 철도 연결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본보는 신분당선 건설사업의 문제점과 대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4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홈플러스 서수원점 앞 대로변에 신분당선을 착공하라는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4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홈플러스 서수원점 앞 대로변에 신분당선을 착공하라는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4일 오후 1시께 호매실지구 한 대형마트 앞. 왕복 8차선 대로변에는 ‘신분당선 호매실역. 최소한 착공이라도 해라!’, ‘신분당선 호매실역 정부의 약속입니다!’ 등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근처 아파트 단지 외벽에도 ‘12년의 기다림!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착공하라!’, ‘신분당선 호매실역 원안대로’ 등 대형 현수막이 즐비했다.

주민 박모(35·여) 씨는 "서울 강남까지 연결되는 신분당선 호매실역이 들어온다는 분양광고를 보고 교통분담금까지 내면서 입주했는데, 지금까지 개통은커녕 착공도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아파트 장사를 명목으로 사기를 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가 신분당선 2단계 연장 구간(광교∼호매실)을 민자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사업 추진에 필요한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착공을 4년째 미뤄 호매실지구 주민들의 분노가 끓어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수원시에 따르면 신분당선 건설사업은 2006년 6월 당시 건교부(현 국토교통부)가 ‘신분당선 연장(정자∼수원) 복선전철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확정 고시하면서 추진됐다.

당시 건교부는 수도권 광역교통대책 일환으로 성남 정자부터 수원 호매실 간 23.04㎞에 총 2조5천411억 원(차량기지 포함)을 투입해 10개 역사를 건설하는 내용의 고시를 발표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조6천336억 원을 들여 1단계 정자∼광교 11.90㎞를 조성하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2단계 광교∼호매실 11.14㎞를 건설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9천75억 원이다.

이를 위해 1단계 노선이 들어가는 광교신도시 사업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는 3천493억 원, 2단계 호매실지구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천500억 원의 교통분담금을 분양가에 반영해 입주민들에게 받아갔다.

정자∼광교 구간은 2016년 1월 개통식을 갖고 운행에 들어갔지만 광교∼호매실은 건설 계획조차 불투명하다.

백혜련(민·수원을) 국회의원은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은 12년 전 당시 건교부가 진행하기로 고시하고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제 와서 타당성 운운하면서 지하철 공사를 지연시키는 것은 지역주민을 기만하는 행위이고, 정부 정책의 무책임성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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