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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균 양평군수
산업화와 도시화로 삶에 찌든 몸과 마음을 자연 속에서 힐링하는 일이 이제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수적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쁜 일상에 젖어 있는 현대인들이 도심을 떠나 먼 자연 속을 찾아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양평군은 서울 가까이에 있어 주말 나들이 장소로 익숙한 곳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주 오가도 양평을 잘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양평은 서울의 상수원을 안고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규제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양평에는 공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양평의 자연은 심심산골의 자연과 같이 아름답고 깨끗하고 맑습니다.

 양평에는 일상을 뒤로하고 배낭 하나만 준비해 전철로 가족과 함께 힐링을 할 수 있는 ‘물소리길’이 있습니다. 총 6개의 코스로 이뤄진 양평 물소리길은 전철 중앙선의 역과 역이 연결돼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시골마을의 골목골목을 여행하는 자연과 하나가 되는 길입니다.

 양평의 대표 관광지 두물머리가 있는 양수역을 시작으로 첫 번째 코스가 시작됩니다. 양수역과 신원역을 이어주는 ‘문화유적길’은 우리 조상들의 얼이 깃든 역사가 함께 있는 길입니다.

 자녀와 손잡고 한음 이덕형, 독립운동가 여운형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교육적인 길이기도 합니다.

 신원역과 아신역을 잇는 ‘터널이 있는 기찻길’은 남한강 옆을 지나는 길입니다. 공원을 지나 폐철도로 조성된 자전거길과 연결된 길로 3개의 옛 기차 터널을 지납니다. 터널은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걸을 수 있는 이색코스이며, 터널의 끝자락엔 기차전시관 ‘아신갤러리’에서 양평 미술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신역에서 양평역까지의 ‘강변이야기 길’에서는 남한강의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을 내려놓아도 좋습니다. 천주교 성지를 들러 물안개가 그윽한 공원을 지나며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일상으로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버드나무 나루께길’은 양평역에서 원덕역을 잇습니다. 푸름이 시원한 버드나무 숲을 지나면 4월 초 만개하는 벚꽃은 물소리길의 자랑입니다.

 양평의 상수원인 흑천을 따라 걷는‘흑천길’은 원덕역에서 용문역을 잇습니다. 흑천을 따라 봄에는 밤꽃의 향기와 가을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을 만나는 곳으로 걷다 보면 이미 몸은 목적지에 도착해 있습니다. 마지막 코스의 목적지는 양평의 자랑 용문산 은행나무를 보러 가는 길입니다. 마의태자처럼 뚜벅뚜벅 산길을 걸어 천년을 살아온 은행나무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물소리길은 한국관광공사의 ‘추천 걷기여행길’로 올해 3번이나 추천받은 길입니다. 2월 흑천길, 4월 버드나무 나루께길 10월 용문산 은행나무길의 아름다운 테마는 걷기를 즐기는 여행자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더해줍니다.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는 물소리길 정기 걷기를 진행합니다. 걷기를 동경하지만 혼자 걷기가 두려운 분들, 걷기 여행의 입문자들, 가볍게 걷고 싶은 분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 코스를 걸으며 인증수첩에 도장을 찍고, 완주인증서를 받아가는 재미도 즐길 수 있습니다. 물소리길을 통해 많은 관광객이 양평을 찾아주시고 이로 인해 우리 군민들에게 다양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지역이 잘 살 수 있는 토대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쁜 길로 정겨운 길로 편안한 길로 잘 관리하고 보살피겠습니다. 많이 찾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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