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다. 인천의 행정·문화·경제의 중심이었던 화려한 과거는 기억 속에서 지워진 지 오래다.

인천국제공항과 경제자유구역을 품은 영종국제도시 역시 화려한 외형과 달리 각종 기반시설 부족으로 주민들의 한숨은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 본보는 영종국제도시와 원도심이 풀어야 할 과제와 비전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영종도 주민센터.
영종국제도시는 세계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영종경제자유구역을 품고 있어 주민들은 한 때 꿈에 부풀었다.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비즈니스는 물론 한류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개발 등으로 괄목할 발전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50% 이상이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주민들은 피해자가 됐다. 그 과정에서 원주민은 10여 년간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못했다. 기반시설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채 중구로 환원돼 재정부담은 고스란히 구의 몫이 됐다.

특히 영종지역은 전체 중구인구의 60%에 달하는 7만2천여 명이 거주하고 육지인 원도심보다 면적이 9배에 달하지만 기본적인 생활편의시설조차 없어 주민들의 소외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종지역의 가장 큰 문제는 미흡한 대중교통망이다. 올해 제2여객터미널이 완공된 후 연 평균 1억 명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작 영종주민들은 공항과 영종지역을 잇는 진·출입로가 없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개발이 제대로 안 돼 차 없이는 이동하기 불편한 지역임에도 교통망은 턱없이 부족해 기본적인 이동권 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응급의료체계를 갖춘 종합병원 하나 없다. 응급환자나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면 신속한 대응은 꿈도 꾸기 어려운 실정이다. 노인복지관과 여성회관, 종합사회복지관 등도 없어 기본적인 복지혜택도 받지 못한다. 결국 주민들은 구청 업무나 문화 및 복지시설을 이용하려면 대중교통으로 2시간여 떨어진 원도심까지 가야 한다.

홍인성 중구청장은 이 같은 영종지역의 해묵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영종지역의 생활편의 인프라 도입을 우선 과제로 꼽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불편한 영종지역과의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원도심과 영종지역의 통합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홍 청장은 먼저 중구청을 1청과 2청으로 분리해 영종·용유지역 주민들도 동일한 행정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신축 중인 영종복합청사 별관 증축공사가 끝나는 대로 제2청사로 사용하기로 해 이르면 내년부터 2청사가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서는 실무 T/F를 구성,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인천시 등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적극 노력하고 있다. 또 노인복지관, 여성회관, 종합사회복지관 등 각종 복지시설과 문화시설 등의 확충을 위해서도 부지 확보와 재원 마련 등 장기적인 계획 수립을 통해 복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홍인성 중구청장은 "생활편의인프라는 주민들이 누려야 할 복지의 한 부분으로 주민들이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평범한 사람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살맛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