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사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봉사활동 자료 조작 때문에 국가대표 자격을 영구 박탈당한 장현수(FC도쿄)의 대체자로 권경원(톈진 취안젠)을 선택했다. 일찌감치 차출 불가가 확정된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기성용(뉴캐슬),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이재성(홀슈타인 킬)은 부르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11월 호주 원정 A매치 2연전(17일 호주·20일 우즈베키스탄)에 나설 26명의 태극전사 명단을 발표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첫 해외 원정에 나서는 대표팀은 12일 인천공항에서 소집돼 경기가 치러질 호주 브리즈번으로 이동한다.

벤투 감독은 10월 국내 평가전 멤버 25명 중 손흥민, 장현수, 기성용, 이승우, 이재성을 빼고 권경원, 이유현(전남), 김정민(리퍼링),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보훔), 나상호(광주) 6명을 새로 불렀다. 수비수 이유현과 미드필더 김정민, 공격수 나상호는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벤투 감독이 가장 고민한 부분은 장현수를 대체할 선수를 찾는 것이었다. 장현수가 좌우 풀백과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맡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인 만큼 이와 비슷한 성향의 선수가 권경원이었다. 그는 러시아 월드컵 예비명단에 포함됐지만 최종 탈락한 바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이승우의 탈락과 이청용의 재입성이다. 이승우는 신태용호 시절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러시아 월드컵까지 합류하며 A매치 6경기를 뛰었다. 대표팀의 차세대 유망주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벤투 감독 부임 이후 4차례 국내 평가전에서는 교체 출전(9월 코스타리카전)이 전부였다. 벤투호 체재에서는 주전이 아닌 백업 요원의 임무뿐이었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 제외 이유로 "소속팀에서 활약이 미미한 점뿐만 아니라 이승우의 포지션에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가 측면 날개, 2선 공격자원으로서 다른 선수들과 경쟁력에서 앞서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결국 벤투 감독 호출 이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해 스스로 경쟁력을 스스로 잃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이승우와 비슷한 포지션의 나상호에게 기회를 줘 치열한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나상호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최전방과 2선 공격에서 큰 역할을 수행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프로축구 K리그2 시즌 15골을 뽑아내 득점 1위를 달린 것도 선발에 긍정적인 요소였다.

벤투 감독은 2선 공격과 중앙 미드필더로서 베테랑인 구자철과 남태희(알두하일)를 함께 불러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예고했다. 이청용의 발탁 역시 경기력 향상이 곧바로 대표팀 호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벤투 감독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보훔에 합류해 경기 출전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도움 해트트릭을 포함해 두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따내 부활의 신호탄도 쏘아 올렸다.

부임 이후 이청용을 주시하던 벤투 감독은 경기력이 좋아지는 그를 호출하면서 역시 포지션 경쟁을 유도했다. 측면 날개 요원으로는 황희찬(함부르크), 문선민(인천)이 포진하고 있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이재성을 소집하지 않으면서 경쟁에 불을 댕겼다. 황희찬과 문선민의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 경험이 풍부한 이청용을 투입해 생존경쟁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감독의 의도가 드러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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