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재정건전화를 위해 승기하수처리장(연수구 동춘동)을 남항하수처리장(중구 신흥동3가) 옆으로 옮기자는 인천시의회 일부 의원의 제안이 나왔다. 시는 승기하수처리장 이전에 대한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아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창규(미추홀2)시의원은 5일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승기하수처리장을 남항하수처리장으로 이전하면 건설비 3천200억 원, 관로비 700억 원, 운영비 연간 80억 원이 든다"며 "이후 승기하수처리장 부지를 용도변경해 민간 자본을 유치하면 이전비와 30년간 운영비 충당이 가능하다는 용역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남항하수처리장 인근 터는 공업지역으로 민원 발생 소지가 적고 워터프런트 사업의 수질 개선, 냄새, 하수슬러지 민원을 줄일 수 있다"며 "남항하수처리장으로 이전해 승기하수처리장 부지의 수익금으로 원도심 균형발전에 쓴다면 민선7기 방향과도 맞고, 절감한 비용은 저소득층을 비롯한 시민 복지 증진에 투입할 수 있는 중요한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승기하수처리장은 사업비 3천200억 원을 들여 지하에 현대화(재건설)하는 방법으로 내년 기본·실시계획 용역이 예정돼 있다.

정 의원이 공개한 ‘승기하수처리장 부지 활용 방안’에는 승기하수처리장은 준공(1995년) 당시 도시 외곽에 있었지만 송도국제도시 등 시가지 확장에 따라 도심(역세권)지역으로 바뀌는 등의 이유로 현대화보다 이전 및 복합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나와 있다. 또 승기하수처리장 부지는 송도와 원도심을 잇는 관문지역으로 도시 기능을 연결하는 주요 거점지역이라고 돼 있다. 이는 정 의원이 직접 업체에 맡겨 용역한 결과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승기하수처리장 부지 매각대금(약 5천890억 원)은 하수처리장 이전비용(약 3천568억 원)과 하수처리장 20년 유지·관리비(약 2천140억 원) 충당이 가능하다. 이전부지 개발에 사업비(순수 공사비) 184억 원을 투입하면 생산유발효과 216억 원, 취업유발효과 256명, 부가가치유발효과 135억 원이 발생한다고 계산했다.

시는 정 의원의 의견과 운영비 등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검토는 해 보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연간 유지·관리비 등에서 차이가 있고, 운영비를 감안하면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한 게 아니다"라며 "공사비가 또 들어가는지 등 확인해 보고, 정 의원이 심도 있는 검토를 했기 때문에 다시 검토하고 방향을 설정하자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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