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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주요 신도시 현황. /사진 =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의 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6월 말부터 한 달간 인수위 홈페이지에서 접수받은 도민 정책제안 중 가장 많은 제안사업은 ‘신분당선 연장’이었다.

접수된 안건 3만2천691건 중 도로·교통 분야 제안이 74.5%로 가장 많았다. 환경 분야 12.9%, 교육 분야 5% 등이 뒤를 이었다. 개발사업으로는 신분당선의 조속한 연장이 25.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7호선 옥정역 연장 요구 18.6%, 용인 동백∼구성GTX역∼수지 전철 연결 11.6%, 안양 아스콘공장 이전 요청 10.3% 등 순이었다. 이 같은 높은 수치는 신분당선 착공을 바라는 호매실 주민들의 염원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개설된 뒤 현재까지 총 13건의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착공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30일에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호매실 주민 1천여 명이 집회를 열고, 신분당선 건설사업을 원안대로 착공할 것을 요구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앞으로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착공 촉구 건의서 및 지역주민 1만9천630명이 참여한 서명지도 함께 건넸다.

호매실 주민의 요구는 일관된다. 12년 전 정부가 서민 주거안정정책의 일환으로 호매실지구 조성계획을 수립하면서 신분당선 건설사업을 약속한 만큼 이를 반드시 지켜 달라는 것이다.

신분당선 건설사업의 경제적 타당성도 확보된 상태다.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2000년 시행한 ‘수도권 종합교통체계 조사’에서 신분당선 건설계획이 처음 언급됐고, 2013년 민자사업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비용 대비 편익값(B/C)이 1.0을 넘었다.

애초 서울 용산에서 수원까지 수도권 동남권 광역철도망을 구축한다는 계획 아래 건설이 시작됐던 신분당선 전체 노선 중에서 현재까지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 구간은 ▶용산∼신사 ▶광교∼호매실 등 단 2곳뿐이다. 강남~신사 구간은 2022년 개통을 목표로 2016년 8월 우선 착공했다. 용산∼신사 구간은 용산 미군기지 이전이 확정된 뒤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신분당선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을 확보한 만큼 추가적인 조사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광역철도사업 추진 시 일부 사업성이 저조한 구간을 제외하고 수익성이 높은 구간만 노선을 설치한다면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기연구원 휴먼교통연구실 지우석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실시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나와 신분당선 건설사업 고시를 내놓고 다시 광교∼호매실 구간만 떼어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약속한 사업인 만큼 기존 타당성 조사 결과를 근거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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