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올 하반기 인력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이 경직됐다는 분석이다.

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전국 중소기업 2천10곳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일자리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82.9%가 올 하반기 인력 채용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구인 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32.3%가 ‘경기 불안’, 31.9%는 ‘인건비 부담 가중’, 18.3%는 ‘경영 악화 및 사업 축소’를 꼽았다. 반면 ‘채용이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응답은 8.7%에 그쳤고, ‘인력을 충원했다’는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전체의 36.3%는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과 일·가정 양립 고용정책의 변화가 중소기업 기피 현상 심화로 구인난을 가중시킨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47%에 그친 1인당 연차휴가 사용비율’과 ‘저조한 육아휴직 사용’을 들었다.

연차휴가 미사용 이유는 ‘대체인력이 없어서’가 48.6%로 가장 많았고 ‘근로자가 원하지 않아서’ 30.9%, ‘분위기상 사용이 어려워서’ 14.9%였다. 육아휴직 미사용 이유는 ‘근로자가 경제적 이유로 미신청’ 33.8%, ‘대체인원 구인난’ 26.9%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근로자의 신규 입사 3년 내 이직 비율은 33.7%에 이르고, 평균 근속 연수는 6.4년에 불과했다.

한편, 전체의 60.8%(신규 채용 축소 38.9%, 감원 17.2%, 가족 고용 확대 4.7%)는 가중되는 인건비 부담을 고용 축소로 대응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책이 없다’는 응답도 26.4%에 이른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일자리 질에 초점을 맞춘 급격한 노동정책의 변화는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과 구인난을 가중시키고 결국 영세 기업과 대기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며 "기업이 개별 여건과 환경에 따라 합리적인 수준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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