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구립도서관 대다수가 응급상황 대처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응급상황 때 골든타임 확보에 반드시 필요한 자동심장충격기가 대부분 구비돼 있지 않다.

7일 각 군·구에 따르면 구립도서관에 자동심장충격기를 온전히 갖춘 지역은 서구·남동구·미추홀구 등 단 3곳에 불과하다. 그리고 강화군은 2곳 중 1곳, 연수구는 5곳 중 1곳에만 구비돼 있다.

자동심장충격기는 갑작스럽게 심정지 상태가 왔을 경우 순간적인 전류 충격으로 심장이 정상 박동을 찾도록 돕는 기기다. 심근경색이 발생했을 때 4분 내 조치를 취하면 생존율이 3배나 높아진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오랜 시간 머물러 있는 도서관의 특성상 언제 위급사항이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골든타임을 지켜줄 수 있는 자동심장충격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도 구립도서관에서는 자동심장충격기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설치 의무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관련법에 따르면 다중이용시설은 연면적 2천㎡, 하루 평균 이용자 1만 명 이상인 경우만 의무 설치기준에 해당한다.

인천시교육청이 관리하는 시립도서관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나마 시립도서관은 의무 설치기준에 해당돼 자동심장충격기를 모두 갖추고는 있다. 하지만 건물의 규모나 이용자 수에 비해 그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로 중앙도서관에는 자동심장충격기가 1층 로비에 단 하나만 설치돼 있어 5층 휴게실 등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 확보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A구 관계자는 "구립도서관은 규모가 작아 응급의료 설비 설치 의무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구비를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예산을 편성해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민 인하대 간호학과 교수는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도 비만이나 대사증후군 등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심근경색 발생시 신속한 대처가 이뤄지면 생존율이 높아지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심장충격기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리 인턴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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