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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항 내항 전경. /사진 = 기호일보 DB
2019년 1월 초부터 한국지엠이 그동안 인천내항에서 처리하던 신차 선적 물량 일부를 평택항으로 빼낸다.

8일 인천항만공사와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지엠 측은 내년 1월 1일부터 인천항을 이용하던 미주로 향하던 신차 선적을 일부 평택항으로 이전해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부두운영사 측에 통보해왔다.

종합물류업체인 현대글로비스가 GM본사와 관련 계약을 체결해서다. 현대글로비스는 비관리청항만공사로 지난 3월 개장한 평택항 1부두의 지분 80%를 보유한 회사이다.

이 회사는 평택항에서 연간 70만대에 달하는 기아·현대자동차의 수출 물류업체이기도 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자사 부두를 이용하면 항비를 비롯한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조건을 GM본사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천내항은 정부의 주도 하에 기존 10개 부두운영사를 통합해 지난 7월 운영을 시작했다. 통합 당시 해양수산부는 내항의 화물은 타 항만으로 이전 처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인천항만업계는 정부 차원에서 한국지엠의 신차 선적 물량 타 항만 이전을 해결해 주길 바라고 있다.

지난해 인천내항의 한국지엠 신차 수출량은 연간 27만대에 달한다. 올해는 2만대가 줄어든 25만대로 내다봤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가 내년 1월부터 미주로 향하는 한국지엠의 신차 물량 6만 대를 이전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인천항의 자동차 처리량 30%가 평택항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평택항의 기아·현대차 처리 물량은 지난해 79만대에서 올해 57만대로 줄어 부족량을 인천항에서 빼가겠다는 셈이다. 과거 기아차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이 같은 수법을 이용하다 결국은 전량이 평택항으로 이전한 사례가 있다.

내항통합부두운영사의 한 관계자는 "출범 이후 매달 7억~10억 원의 적자운영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자동차마저 빠져 나가면 결국 도산될 수밖에 없다"며 "이대로 나가면 내년 상반기 중 자본잠식에 따른 도산은 불 보듯 뻔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항만업계와 항운노조 등은 "정부와 함께 체결한 내항부두운영사통합 협약서의 잉크도 마르지도 전에 내항화물을 타 항만으로 전이처리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종진 기자 jongj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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