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지역 노인들의 든든한 발이 돼 주는 인천운전기사선교회 소속 김순종(왼쪽)씨와 김강호 씨.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 인천지역 노인들의 든든한 발이 돼 주는 인천운전기사선교회 소속 김순종(왼쪽)씨와 김강호 씨.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몸이 불편해 외출이 어려운 노인들의 손과 발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이 있다. ‘인천운전기사선교회’ 소속 택시 운전기사들이다.

인천운전기사선교회 소속으로 활동 중인 김강호(58)씨와 김순종(66)씨는 개인택시를 운행한다. 직업 특성상 쉬는 날이 한 달에 이틀 정도에 불과하지만, 휴무일을 기꺼이 지역 노인들을 위해 반납하고 있다. 2010년부터 정기적으로 인천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나 홀몸노인 가정 등을 방문한 지 어느덧 9년째다.

단순한 봉사일지 모르나 노인들에게는 이들의 방문이 큰 설렘으로 다가온다. 평소 불편한 거동 때문에 외출을 거의 하지 못했지만 이들만 있으면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때로 특정 기관의 지원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 나들이를 가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노인들은 "택시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대접을 받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노인들을 택시에 태우고 나들이를 가며 기분 전환을 돕는다. 길가에 핀 작은 들꽃 하나에도 어린아이처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함이 절로 밀려 온다. 이동하는 동안 노인들의 살아온 이야기, 그들이 터득한 삶의 지혜 등을 전해들을 때면 감동을 받기도 한다.

10년 가까이 봉사활동을 이어온 만큼 이제는 도와야 할 대상자를 넘어서 ‘가족’ 같은 느낌이다. 실제 이들은 병원 진료에 동행하거나 무료 급식을 진행하는 등 자식 노릇도 톡톡히 한다.

김강호 씨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부모님이 생각 나 이 봉사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며 "내 몸이 아파서 더 이상 쓰지 못하고 운전을 할 수 없을 때까지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속한 인천운전기사선교회는 1986년 설립돼 지금까지 지역 사회복지기관들과 함께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에 힘쓰는 단체다. 노인 나들이 지원과 무료 급식, 후원물품 전달 등 노인들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든든한 후원자들이다.

김순종 씨는 "한 번은 어떤 어르신이 죽을 때까지 우리를 잊지 않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며 "봉사를 시작한 후 사소한 것 하나에도 감사하면서 스스로의 삶도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고 뿌듯해 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