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후임으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하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에는 김수현 사회수석을 임명하는 ‘경제 컨트롤타워’에 대한 인사를 지난 9일 단행했다. 이들의 교체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진 못한데다 분위기 쇄신 차원의 신속한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라 할 수 있다. 또한 교체가 기정 사실화된 상황에서 조기 인사 발표를 통해 정책 혼선을 방지하고 인사 잡음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그동안 소득주도 성장 등 정책 기조에 대해 종종 이견을 보여 왔고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놓고서도 갈등을 빚어 왔다. 청와대도 이런 우려와 여론을 의식한 듯 경제정책 총괄은 경제부총리가 담당한다고 명확히 했다. 청와대는 "홍 후보자가 야전 사령탑으로서 경제를 총괄하고 김 실장은 포용 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면서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도 함께 정책을 조율해 온 만큼 호흡을 잘 맞춰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 후보자가 일선에서 책임과 권한을 갖고 경제 정책을 집행하면 김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의 기조를 바탕으로 포용국가라는 국정 목표를 챙기는 쪽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이란 얘기다. 향후 경제정책이 지금까지와 같이 ‘투톱’이 아닌 ‘원톱’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새 경제팀에는 당면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급선무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청년실업을 포함한 중장년층의 실업문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경제회복을 통해 고용이 늘어날 수 있도록 기업의 투자 환경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만 한다. 특히 규제 완화 등 혁신적 개혁이 뒷받침 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정책의 과감한 전환이 필연적이다.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위축된 기업의 투자 심리를 돌리고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줄 수 있도록 기업과 시장에 믿음을 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 여건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여건도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새 경제팀이 하루빨리 기업과 시장의 신뢰를 얻어 명실 공히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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