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홍모(28·여)씨는 얼마 전 서울지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40대 남성 A씨를 알고 있느냐며 그 사람이 자신의 명의로 대포통장을 개설했고, 홍 씨가 공범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검찰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인터넷 링크 주소를 알려 줘 들어가 보니 사건 개요도 나와 있었다. 홍 씨는 검찰이라고 말한 남성의 요구에 따라 은행 보안카드 번호를 모두 알려 줬다. 그러나 이후 공인인증서 비밀번호까지 알려 달라는 전화기 속 남성의 말에 정신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

11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자 분석 결과, 20대 여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찰청이 올해 상반기까지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20대 여성이 1천549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527명, 40대 228명, 50대 148명, 60대 128명, 70대 이상 73명 등의 여성 순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보이스피싱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현실은 2030세대의 젊은 여성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반면 남성은 161명의 60대가 가장 높았고, 50대와 70대 이상이 각각 81명으로 같았다. 또 20대와 30대는 각 75명, 40대가 53명으로 가장 적었다.

특히 보이스피싱은 사회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범죄임에도 매년 피해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인천지역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016년 대비 2017년 42.4% 증가했으며, 올해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인천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법이 날로 치밀해지고 있는데 경각심 둔화, 인식과 현실의 차이 등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특정 성별이나 연령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누구나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무서운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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