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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차량등록사업소 인근 전신주에 떼까마귀 수십마리가 전깃줄에 앉아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2년 전부터 겨울철만 되면 수원시내 곳곳에 출몰해 시민들에게 ‘배설물 테러’를 안겨 줬던 떼까마귀가 도래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수원시와 시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3일 수원시에 따르면 2016년 12월 초부터 팔달구 인계동과 권선구 권선동 일대에 겨울철새의 한 종류인 떼까마귀 3천여 마리가 날아와 머물면서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떼까마귀는 낮에는 화성과 평택, 수원 권선구 당수동 등 농경지에서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다가 오후 5∼6시께 기온이 떨어지면 시내로 몰려와 이른 아침까지 전신주, 가로등, 고가차도 소음방음벽에 착지했다. 이로 인해 해당 도로시설물 아래 세워져 있던 자동차들이 떼까마귀들의 배설물로 뒤덮이는가 하면 엄청난 울음소리에 시민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월 중순께 울산지역에서 올해 처음 떼까마귀가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은 국내 최대 떼까마귀 도래지로서 겨울철이면 5만 마리가 펼치는 군무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 역시 태화강을 중심으로 경주·양산 등지에서 약 10만 마리의 까마귀들이 월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수원시는 울산에서 떼까마귀가 넘어올 것에 대비해 이달 초부터 매일 저녁마다 2명씩 총 2개 조로 구성된 기동순찰반을 가동해 떼까마귀 출몰 예상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까지 시가 파악한 바로는 떼까마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시는 떼까마귀가 출현하면 지난해 1천500만 원을 들여 구매한 떼까마귀 퇴치 장비를 동원해 쫓는다는 계획이다. 이 장비는 ‘초록색’을 싫어 하는 것으로 알려진 떼까마귀 습성을 이용해 불빛을 쏘는 레이저 퇴치기다. 총 3대를 보유하고 있다. 레이저 퇴치기에서 불빛을 비추면 떼까마귀가 자신을 위협하는 것으로 인지해 달아나는 원리다. 시는 지난해 평일 및 주말 매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퇴치 기동반 요원 3명이 주요 출몰지를 다니며 레이저 퇴치기를 이용해 떼까마귀를 쫓았다. 시는 주요 출몰예상지역에 ‘전깃줄 아래 주차나 보행 시 조심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미리 부착해 시민들이 배설물 피해를 입지 않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떼까마귀 출현이 늦어지는 만큼 아예 찾지 않을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라며 "그럼에도 떼까마귀가 나타난다면 적극 퇴치에 나서는 한편, 시민들에게 전신주나 가로등 하단의 통행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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