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SK 선수단이 12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승부에서 최종 4승2패로 8년 만에 우승을 확정한 뒤 모자를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KBO리그에서 정규시즌 2위 팀이 우승한 것은 29년 만이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SK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SK,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 여정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정규시즌 우승팀인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8년 만에 가을야구 정상을 탈환했다.

SK는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 13회초 한동민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5-4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2010년 이후 8년 만이자 2007년·2008년·2010년에 이어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SK는 올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고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직행해 넥센과 5차전까지 치러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어 정규리그에서 무려 14.5경기나 앞섰던 1위 두산을 제압하며 마침내 챔피언이 됐다.

KBO리그가 단일 리그로 치러진 1989년 이후 정규리그 1위가 아닌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해태(1989년 2위), 1992년 롯데, 2001년과 2015년 두산(이상 3위)에 이어 5번째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6차전 승리의 주역인 한동민에게 돌아갔다. 한동민은 한국시리즈에서 21타수 4안타로 타율은 0.190에 불과했지만 알토란 같은 홈런 두 방에 4타점 4득점을 올리며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72표 중 최다 30표를 얻었다. SK의 최강 불펜 김태훈이 27표 2위에 올랐고 김광현(8표), 김강민(3표), 정영일(2표), 메릴 켈리(1표)가 뒤를 이었다.

이번 SK의 우승은 지난 왕조시대 주역과 ‘새 얼굴’들의 환성적인 조합이 이뤄 낸 작품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멤버 그대로 2019시즌에 어떤 드라마를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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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만(왼쪽) 감독의 후임으로 선임된 염경엽 감독.
# SK, 발 빠르게 새 사령탑 선임

SK가 ‘V4’ 달성 다음 날인 13일 전격적으로 새로운 사령탑을 발표했다.

SK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외국인 감독 최초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둔 트레이 힐만(55)감독의 후임으로 염경엽 단장을 선임했다.

힐만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한꺼번에 이룬 첫 이방인 감독이라는 신기원을 열었다. 또 일본시리즈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한 지구상 최초의 감독이라는 길도 닦았다. 고령에 병환 중인 노부모를 봉양하고자 SK의 연장 계약을 고사한 힐만 감독은 SK, KBO리그와 ‘아름다운 작별’을 하겠다는 목표도 이뤘다.

이제 그의 뒤를 이을 ‘제7대 사령탑’은 염경엽 감독이다. SK는 이날 염경엽 감독과 계약기간 3년, 계약금 4억 원, 연봉 7억 원 등 총액 25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SK는 스마트(Smart)하고 디테일(Detail)한 야구를 지향하는 구단의 방향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적인 야구에 대한 실행력을 포함해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충분히 검증됐다는 판단 하에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지난 2년 단장 재임기간에 SK의 선수육성시스템을 구축했다. SK는 향후 이를 기반으로 제2왕조시대를 이끌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SK가 지향하는 ‘팬과 함께 하는 야구’는 물론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 힐만 감독이 2년간 다져 놓은 소통을 통한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선수단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염 감독은 1991년 2차 지명 1순위로 인천 연고팀인 태평양 돌핀스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해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0년까지 내야수로 활동을 했다. 선수생활을 마감한 뒤에는 현대 유니콘스 프런트를 시작으로 2007년 현대 유니콘스 코치, 2008년 LG 트윈스 프런트, 2010년 LG 트윈스 코치, 2012년 넥센 히어로즈 코치 등 프런트와 현장을 오가며 디테일한 업무 역량을 인정받으며 2013년 넥센 히어로즈 감독으로 선임됐다.

염 감독은 넥센 사령탑을 맡으면서 4년 재임기간 내내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이 기간 544경기 305승233패6무, 승률 0.567의 좋은 성적으로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트레이 힐만 감독님이 잘 다져 오신 팀을 맡게 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인천에서 프로야구 선수생활을 시작했는데, 감독으로서 인천 연고팀을 맡게 돼 감회가 새롭다. 프로야구를 구성하고 있는 3주체인 구단·선수단·팬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는 15일 오후 3시 인천문학경기장 내 그랜드오스티엄 4층 CMCC홀에서 감독 이·취임식을 갖는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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