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은 각각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잖아요. 이번 대회를 통해서 배려와 조화를 배웠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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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인천시 어린이 합창대회’ 본선에 진출한 쉐마지역아동센터 소속 ‘쉐마하모니합창단’을 이끄는 정은옥(53) 센터장의 말이다.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에 위치한 쉐마지역아동센터는 공단과 유흥업소가 집중된 주변 환경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활동을 하던 진유식(61) 목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총 29명의 아이들이 센터에서 캠프나 지역 연계활동 등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정은옥 센터장은 4년 전 ‘쉐마하모니합창단’을 처음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아이들이 자라 경쟁사회에 뛰어들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할 아이들이 자극적인 대중문화 콘텐츠에만 흥미를 보이고 휴대폰으로 영상을 감상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며 느낀 안타까움이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쉐마하모니합창단’은 초등부 아이들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매주 수요일 음악시간에 학년별로 나눠서 연습을 진행하고, 합창 반주 선생님이 일주일에 두 번 센터를 방문하는 날 다 같이 모여 합창대회 대비 연습에 몰두한다. 꼭 합창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박자 감각이 좋은 아이가 연주를 하는 등 각자의 장점을 발굴해 역할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회 참가곡인 ‘할아버지의 시계’도 아이들이 직접 선곡했을 만큼 아이들이 주체가 돼 활동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합창대회는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아 우연히 참여한 것이지만 본선 진출 연락을 받았을 때 아이들이 굉장히 기뻐했다고 전했다.

 일반 경시대회와 다르게 합창은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의지를 할 수 있어 긴장보다는 기대가 크다고 한다. 대회 소감을 밝히며 수상 욕심은 내지 않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본래 합창단을 만든 취지가 다양한 음악에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잖아요. 그 취지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요. 결과와 별개로 함께하고 배워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쉐마하모니합창단’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정은옥 센터장은 "과거 쉐마지역아동센터에서 음악수업 때 배운 모듬 북 연주를 요양원에서 공연으로 선보이는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며 "합창으로도 봉사를 할 수 있다면 보람이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리 인턴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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