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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보장, 공감이란 이름의 여행

정석원 연천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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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원 연천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장
전국 시·군·구마다 제4기 지역사회보장 계획 수립을 위한 여행이 막바지다. 처음은 매지근하였지만 한 땀 한 땀 놓은 수고는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

 향후 4년간 집중할 사회보장 욕구 및 지역 문제 도출을 위해 주민욕구조사 등 녹록지 않은 절차와 과정을 이행했다.

 연천군은 지역사회보장 추진 목표로 ‘연천에 살다, Living in place 연천’으로 제시했다. 경기복지재단 오민수 박사는 "노인세대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 개념을 전 세대가 함께 ‘계속 살고 싶은 곳’으로 의미를 확장했다"며 목표 설정 배경을 밝혔다.

 참여 주체 간 협력과 연계로 지역 정주 여건 강화를 당면과제로 이끌어 낸 것이다. 인구 5만 미만의 과소지역이 자치단체 유지와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커뮤니티 케어 구축을 통한 지역사회 돌봄 강화, 안정적 보육환경 조성, 지역공동체와 연계된 일자리 개발 등 추진 전략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를 놓고 제한된 자원과 역량을 어디에, 어떤 변화를 위해 집중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특히 상향식(Bottom-up) 의사구조 반영을 위해 노력했다. 연구진과 함께 일일이 읍면동 단위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방문해 주민 의견을 귀 여겨 들었다.

 지난여름 공청회 때다.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한겻이 넘는 동안 함께 모여 이야기했다. 자기 분야에 대한 열정은 일순간 자신만의 이익을 꾀하는 태도로 비치기도 했다. 반면 숨어 있는 상상력과 진솔한 욕구를 선명하게 자극했다. 여전히 참여자 모두의 의견을 담을 수 없는 현실적 한계 또한 절차와 과정을 지킴으로써 이뤄낸 성과다.

 ‘심슨의 모순’(Simpson’s paradox)은 직관적으로는 당연하지만 논리적으로는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일들을 말한다. 영역별 선정된 세부사업은 정당하지만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쪽으로 치우쳐 곱은 듯했지만 괜한 걱정으로 밝혀진 것도 있다.

 이처럼 여럿의 주장은 서로 다르게 보여도 시시각각 다른 빛의 색채를 담아낸 모네의 ‘수련’같이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한 TV 채널에서 방영됐던 ‘꽃보다 할배 리턴즈’를 기억해보자. 여행 중 멤버들은 ‘일섭’이 무릎 아픈 것을 알고 뒤돌아본다. 팔순이 넘은 ‘직진 순재’도 마음을 써서 주변을 살핀다. 나에게 그들의 여행이 아름답게 여겨진 것은 김종삼의 시 ‘묵화(墨畵)’를 연상했기 때문이다.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물 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얼마나 서로의 발잔등을 살펴보았는지 되물어 본다.

 자칫 지역사회보장 계획이 형식적 절차로만 인식될 수 있다. 단순히 무엇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근거에 기반을 둔 체계적인 사업 추진을 요구한다. 연구진의 주문처럼 계획의 충실한 이행과 실질적인 평가체계 구축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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