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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 한세대학교 대학원 교수
BC 250년께, 히에론2세는 금관을 만들기 위해 금세공사에게 작업을 의뢰했습니다. 왕의 명은 순금으로 왕관을 만드는 것이었고 세공 후에 왕관을 받은 왕은 은이 섞인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됐고, 순금이 아니고 은이 섞였다는 소문을 듣게 됩니다.

 왕은 시칠리아섬에서 태어난 그리스의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에게 그것을 감정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왕관의 원형을 유지한 채로 순수한 금인지 은이 섞인 것인지를 알아내야 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던 중 목욕탕을 찾게 됩니다. 우연히 물이 가득찬 목욕탕 욕조에 들어가자 물이 넘쳐 흐르는 것을 보고 깨달아서 같은 무게의 금과 왕관을 물에 넣어 보면 순수한 금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됩니다. 서로 다른 물질은 무게가 같다고 하더라도 부피가 다르기 때문에 물속에 집어넣으면 다른 비중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목욕탕에서 벌거벗은 채로 뛰쳐나와 "유레카"라고 외칩니다. 유레카는 ‘발견했다’는 그리스어입니다. 곧바로 왕관과 같은 무게의 금으로 실험을 해 본 아르키메데스는 금세공사가 은을 섞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일화에서 ‘유레카 모멘트’라는 말이 탄생합니다. 즉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는 순간을 유레카 모멘트라고 합니다. ‘유레카 모멘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문제들이 갑자기 이해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이나 경험을 의미합니다. 이때에는 도저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의 실마리가 명확하고 분명해지며 말할 수 없는 기쁨이나 만족을 느끼게 됩니다.

 유레카 모멘트는 갑자기 불현듯 나타나고, 지속되었던 문제를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유레카 모멘트는 긍정적인 영향을 이끌어내며, 이 순간을 경험한 사람은 이 순간에 해결책이 맞다는 것을 확신한다는 기본적 원리가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그런데 유레카 모멘트는 과연 그저 본인의 의지나 노력 없이도 부지불식간에 나타나는 것일까요?

 성경에는 잘 알려진 달란트 비유가 있습니다. 종교를 떠나 그 내용적 측면에서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감동적입니다. 주인이 멀리 여행을 가면서 A, B, C 종에게 각각 2, 5, 1달란트를 맡깁니다. 금 한 달란트의 가치는 6천 데나리온이고 한 데나리온은 당시 노동자의 하루 품삯입니다. 또한 금 한 달란트는 보통 금 중량으로 33kg 정도를 말합니다. 현재 시세로 정확히 장담하긴 어렵지만 10억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인 것은 확실합니다.

 주인이 드디어 여행에서 돌아왔습니다. 2달란트를 받은 종은 장에 가서 장사를 하여 두 배인 4달란트를 만들었다는 얘기를 주인에게 했습니다. 5달란트를 받은 종도 사업을 해 두 배인 10달란트를 만들었다고 주인을 찾아가서 얘기했습니다. 주인은 이들에게 ‘착하고 충성된 종’ 이라 칭찬했습니다. 1달란트를 받은 종은 아무도 모른 곳에 묻었다가 파내어 주인에게 바쳤습니다. 이에 주인은 ‘사악하고 게으른 종’이라 하며 ‘너는 평생 어둠 속에서 이를 갈며 살 것이다’ 라며 내쫓아 버립니다. 그 다음이 충격적입니다. 빼앗은 1달란트를 10달란트를 가진 종에게 줘 버립니다. 세상은 어찌 보면 공평하지 않습니다. 가진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이 주어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 가지고 있는 각자의 달란트를 활용해야 합니다. 태어날 때 누구는 2달란트, 누구는 5달란트, 또 누구는 1달란트를 받고 태어납니다. 1달란트를 받은 내가 5달란트를 받고 태어난 사람을 보며 부러워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살아가면서 받고 태어난 만큼보다 더 성장을 시켜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유레카 모멘트는 우리의 달란트를 적극 활용할 때 불현듯 나타나게 돼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모델의 고급 자동차가 있더라도 휘발유가 없으면 제 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 사람도 충전이 필요합니다. ‘박진호의 유레카 모멘트 EUREKA MOMENT’는 자동차 연료의 충전처럼 달란트를 개발하고 활용해 우리 사회 전반의 유레카 모멘트를 길러나가는 장을 엮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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