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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문면 시내에 화상경마장 설치를 찬성하는 추진위 현수막과 반대하는 학부모 및 시민단체가 설치한 현수막이 함께 부착돼있다.
양평군 용문면에 G승마클럽이 추진해 온 화상경마장(마권장외발매소) 조성사업을 두고 양평군의 조건부 동의 공식 철회 발표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주민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빚어지면서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14일 양평군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용문면 소재 G승마클럽이 양평군의 조건부 동의를 얻어 마사회에 화상경마장 사업을 신청했으나 지역 시민단체 등의 강력한 반대로 군이 조건부 동의를 공식 철회하며 사실상 사업 추진이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 추진위원회가 실체를 드러내며 언론 대응 및 현수막 부착 등 화상경마장 유치 재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추진위는 군수의 동의 철회는 일부 시민단체와 정당의 반대일 뿐 주민들의 전체 여론이라 볼 수 없어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진위는 용문시내에 승마공원 유치 추진위원회란 이름을 내걸고 ‘지역주민 단결해 승마공원 유치하자’, ‘승마공원 유치하면 지역경제 살아난다’ 등의 현수막을 부착했다. 이를 계기로 기존 9개 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화상경마도박장 반대 주민대책위’와 입장차이를 보이며 첨예한 대립과 함께 지역 내 갈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화상경마도박장 반대 주민대책위는 "추진위 측은 허울 좋게 승마공원이라 포장하고 있지만 이는 주민들의 눈을 속이려는 것일 뿐이다"라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정식 명칭은 ‘마권장외발매소’로, 경주마의 경기를 스크린을 통해 보며 고액 베팅하는 화상경마도박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화관광연구원, 한국마사회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박중독을 초래할 가능성이 경마장은 39.4%지만 화상경마장은 72.9%에 이른다. 옥외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경마는 레저가 될 수 있지만 실내 화상경마는 도박으로 빠질 위험성이 더 높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반면 용문 승마공원 유치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예전의 화상경마장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승마공원으로 추진되며 문화와 레저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 형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며 "현재 주민 상당수가 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꼼꼼히 수렴해 정상적인 절차대로 추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마사회 관계자는 "용문 화상경마장 조성사업은 공모에 참여했던 민간사업자가 최종적으로 양평군의 동의를 얻지 못해 접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후속 추진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화상경마장 조성사업은 2014년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주변에 화상경마장을 들이려다가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고, 2016년에도 강원 정선·충남 홍성·충북 청주 등 화상경마장 추진에 시민들이 반발한 바 있다.

양평=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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