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인천지역 내 특수·초등학교의 공기청정기 설치가 사전 준비 미흡으로 지연되고 있어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라는 지적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 8월 추경예산안에 ‘공기정화장치 확대 설치사업’으로 특수학교 9곳과 초등학교 209곳에 공기청정기 6천300대를 임대해 설치키로 하고 8억5천여만 원을 편성했고, 인천시의회는 9월 해당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11월 현재 당초 계획에 따라 공기청정기가 설치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

 학생들은 일상 생활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고 실외보다 교실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데다,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와 실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인해 인체에 많은 영향을 입게 된다. 특히 성인보다 신체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의 청소년들은 어른들에 비해 화학물질 침투성과 미세먼지 흡수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유해물질 배출량은 적어서 환기 부족, 오염물질 증가 등으로 실내 공기오염이 심화되면서 건강상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실내공기의 적정관리 요구가 증대하는 이유다.

 학생들의 생활공간인 교실을 쾌적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주고, 유지 관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건강을 위한 학교 공기청정기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이유는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과정을 거치면서 지연됐다고 한다. 이번 주 들어서야 시교육청 산하 남부·북부교육지원청이 관련 입찰공고를 긴급으로 냈고, 나머지 지역교육청은 이제 공고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늑장 대처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몫이 되고 만다.

 각급 학교의 공기질 측정 결과를 보면 창문이 열려 있는 상태와 창문이 닫힌 상태의 측정 결과 값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학교 공기질 점검 현황을 보더라도 실내 공기질이 실외에 비해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공기 중 오염물질이 넓게 확산되지만 실외와 달리 실내에서는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해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먼지·소음 등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창문을 닫아야만 하는 교실 환경을 고려할 때 실내 공기질 개선은 시급을 요하는 일이다. 교육 당국은 좀더 경각심을 갖고 신속히 대처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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