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모든 가정이 화재로부터 안전한 겨울이 되길 바라며

김기영 인천영종소방서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11월 16일 금요일 제11면

김기영.jpg
▲ 김기영 인천영종소방서장
"여보, 올 겨울 아버님 댁에 보일러 한 대 놓아 드려야겠어요"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추억의 광고 카피다. 가족을 생각하는 따뜻함이 있는 광고로,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따금씩 회자되곤 한다.

 난방시설이 좋지 못했던 시절, 도시와 멀리 떨어진 시골 작은 집에서 차가운 바닥에 주무실 부모님을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보일러를 달아드리고 싶은 자식들의 마음을 반영한 광고였다.

 올 겨울에는 부모님 댁에 따뜻한 ‘보일러’ 대신 더 화끈한 ‘안전시설’을 설치해 드리는 건 어떨까?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 말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말한다.

 소화기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누구나 간단한 조작만으로 초기 진화를 할 수 있고, 감지기는 거주자가 빠르게 화재를 인지해 신속한 대피를 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소방시설이다.

 감지기와 소화기를 함께 구입해도 5만 원이 넘지 않아 비용 또한 저렴하며, 인터넷,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국가화재정보센터의 전국 화재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발생한 4만4천178건의 화재 중 주택화재는 1만1천765건으로 전체 대비 약 26%를 차지했다.

 또 화재로 인한 전체 사망자 345명 중 약 58%인 201명이 주택화재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매년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설치에 큰 비용이 들지 않지만, 그 효과는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감지기가 화재를 경보해 거주자의 대피를 돕거나 초기 소화로 피해를 크게 줄였다는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지난 7월 9일에는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소재 한 빌라에서 거주자 A씨가 음식물을 조리하다가 잠시 다른 일에 몰두하는 사이, 켜둔 가스레인지에 불이 나 크게 번질 뻔했다. 하지만 화재감지기 덕분에 불이 커지는 것을 막고 신속히 대피할 수 있었다.

 지난달 19일 연수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에어컨 실외기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집안에 설치돼 있던 소화기로 피해 확산을 막았다.

 주택 화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12년 2월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신규 주택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기존 주택은 2017년 2월 4일까지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시와 각 군·구에서는 우선적으로 장애인, 한부모, 노인, 청소년 가장 가구 등 취약계층에 대해 ‘주택용 소방시설 지원 조례’를 제정해 보급하고 있다. 하지만 소방서의 적극적인 설치 홍보와 보급 노력에도 불구하고 법이 시행된 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기존 주택의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은 그리 높지 않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우리가 잠든 사이에 불이 났을 때 연기를 감지해 큰 소리로 알려주고, 빠르게 소화할 수 있어 우리 가족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고마운 시설이다.

 지난 7일은 절기상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이었다.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라는 옛 광고 카피는 이제는 시대에 맞게 "여보! 올해는 아버님 댁에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고, 소화기를 한 대 놔 드려야겠어요"라고 바뀌어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에 적절한 소방시설이 설치돼 모든 가정이 화재로부터 안전한 겨울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