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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교 웰빙타운 버스회차로 인근에 마을버스 차량들이 불법 주차돼 있다. 박종현 기자
수원시가 광교신도시 웰빙타운에서 시내·마을버스 기종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버스정류장에 별도의 기사휴게실과 주차장을 설치하지 않은 채 운수종사자 휴게장소로 지정하면서 인근 아파트 단지 입주자와 학생들이 안전사고 및 각종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 웰빙타운 내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열림공원’ 버스정류장에 총 8개 시내 및 시외버스 노선이 운행되고 있다.

정류장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의거해 운수종사자 휴게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수종사자들은 해당 정류장에서 최소 10분, 최대 30분의 휴게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시가 정류장에 버스기사들이 쉴 수 있는 전용휴게실과 버스주차장을 설치하지 않고 휴게소로 정해놓으면서 버스 불법 주정차 문제 등으로 인근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광교대광로제비앙 아파트 앞 왕복 4차로 도로에는 1번, 6번 마을버스 등 버스 5대가 주차돼 있었다. 도로에는 불법 주정차 무인단속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지만 버스기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버스를 주차한 뒤 차량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특히 버스기사들이 2차로에서 1차로로 좁아지는 회차로 진입로까지 버스를 정차하면서 일반 차량 운전자들이 회차로로 진입하려면 차선을 넘어 불법 주행을 해야만 했다.

480m가량 떨어진 터널 아래에서는 2번, 6번 버스 등 4대가 공회전 상태로 불법 주차돼 있어 버스에서 발생하는 엔진 소음이 터널에 울렸다. 때문에 이곳을 걸어서 통학하는 광교중학교·광교초등학교 학생들이 귀를 막고 지나가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해당 정류장 주변 도로는 하루에 한 번꼴로 주민들에게서 불법 주정차 단속을 촉구하는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휴게실조차 마련되지 않은 정류장에서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버스기사들은 주변 풀숲에 노상방뇨를 하거나 쓰레기를 투기하는 상황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 최모(26·여)씨는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계속해서 불법 주차를 일삼고 있어 통행이 불편하다"며 "최소한 흡연이나 쓰레기 투기, 노상방뇨 등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는 행동은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는 85번, 400번대 시내버스 및 2번, 6번 노선을 운영하는 시내 및 마을버스 업체와 협의해 다른 정류장으로 기종점을 변경한 뒤 이곳에 별도의 휴게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우선 해당 정류장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업체와 논의해 이곳 정류장에서 정차하지 않고 버스출발지에서 휴게시간을 갖도록 조치를 취했다"며 "마을버스도 빠른 시일 내 휴게장소 변경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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