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양은빛봉사단이 노인들에게 풍선으로 꽃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인천계양자원봉사센터 제공>
▲ 계양은빛봉사단이 노인들에게 풍선으로 꽃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인천계양자원봉사센터 제공>
흐물흐물하던 풍선 조각들에 숨을 불어넣고 바쁘게 손을 움직이자 꽃으로 재탄생한다. 놀라움에 눈이 휘둥그레진 아이의 품에 풍선 꽃을 안겨 주자 활짝 미소를 지었다. 강아지·칼·모빌 등 알록달록한 풍선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내자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인천지역의 다양한 이웃들에게 마법 같은 손놀림으로 기쁨을 전하는 재주꾼들이 있다. 인천시 계양구자원봉사센터에서 노인봉사단으로 활동 중인 ‘계양은빛봉사단’이다.

60세 이상 노인들만 가입이 가능한 계양은빛봉사단은 2012년 만들어져 현재 17명의 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아동센터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아이들에게 풍선아트를 직접 가르치거나 지역노인복지관에서 풍선아트 공연을 선보인다. 공식적인 봉사활동이 없는 날에도 센터나 구청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풍선을 이용한 조형장식물을 무보수로 제작해 주는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활동을 하고 있다.

은빛봉사단은 과거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수세미나 뜨게용품 위주의 무료 수업을 여는 방식으로 운영되다가 어느 날 구청 직원의 제안으로 풍선아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던 분야였지만 같이 모여 연습하고 꾸준한 노력을 거친 후 지금은 봉사자 모두 간단한 작품 정도는 노래와 율동에 맞춰 척척 만들어 낼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열혈 봉사자도 있다. 신유순(59)회장은 3년 전 봉사단에 가입했다. 당시 그는 60대 이상이라는 가입조건에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풍선아트를 배워 봉사단원이 되고 싶다고 요청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풍선아트뿐 아니라 다양한 재주를 가진 봉사자도 많다. 그래서 계양은빛봉사단은 ‘만물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봉사자들은 종이접기·캘리그래피·구연동화 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특기를 활용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들은 "가족도 아니고 물질적인 도움을 준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고마움을 표현하려 안아줄 때 보람을 느낀다"며 "나의 존재감을 인정받는 기분이라 봉사 후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보람차다"고 말했다.

김유리 인턴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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