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초로 잘 알려진 진시황이지만 그 역시 죽음을 피해갈 수 없었다. 자신의 천수가 다했음을 직감한 진시황은 큰아들 부소를 새로운 황제로 지명한다. 그러나 환관 조고가 진시황의 조서를 조작해 부소의 동생인 호해를 새 황제로 옹립하고 부소는 죽게 한다. 이제 세상은 조고의 것이 됐다. 조고가 사슴을 황제에게 바치며 "폐하, 천하의 명마를 한 마리 바치오니 부디 거두어 주시오소서"라고 하자 황제 호해는 "승상이 잘못 본 것이오. 사슴을 일러 말이라 하는구려"라고 되묻는다. 이에 조고는 "저건 분명히 말입니다. 폐하께서만 어찌하여 사슴이라고 하십니까?"라며 대신들을 둘러보자 어떤 사람은 말이라고 하며 조고의 뜻에 영합했다. 어떤 사람은 사슴이라고 대답했는데,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자들을 암암리에 모두 처형했다. 모든 신하들은 조고를 두려워했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와 진이세본기(秦二世本紀)에 나오는데 조고가 신하들을 시험해 보기 위해 사슴을 말이라고 했다는 말에서 ‘지록위마’가 유래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혜경궁 김씨’ 사건에 대한 경찰의 결론에 대해 ‘지록위마’를 언급했다.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라며 아내 김혜경 씨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것이다. 친형 강제 입원을 둘러싼 ‘직권남용’, 검사 사칭으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고도 6·13 지방선거 토론에서 사칭 사실이 없다고 했다는 ‘허위사실 공표’ 등등… 3가지 혐의가 현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어간 상태다. ‘여배우 스캔들’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와 ‘명예훼손’ 혐의, ‘조폭 연루설’ 등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지도 100일을 훌쩍 넘겼다. 일명 ‘허니문’ 기간도 끝났다. 주말 사이 경기도는 북한 대표단을 초청해 국제대회를 치렀다. 이번 행사로 도와 북측이 그동안 추진해 온 옥류관 경기도 유치, 농림복합형 농장(스마트팜) 시범 공동 운영, 문화·스포츠 교류 활성화 등 교류협력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일요일 오전 인터넷에는 온통 혜경궁 김씨 트위터 소식뿐이다. 이 지사는 지록위마를 언급하며 "아무리 흔들어도 도정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도정에 충실히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이재명이 아닌 경기지사 이재명의 활약상을 기대해 본다.

  <박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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