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공전을 거듭해 왔던 한국판 유니버설 스튜디오인 경기도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이 사업시행자 공모를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내년 2월 18일까지 송산 그린시티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 사업자를 공모한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의 시작을 알리는 이번 사업시행자 공모에는 지역 주민 고용과 테마파크 내 시민 친화 공간 조성 등이 조건으로 반영됐다고 한다. 송산그린시티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은 화성시 남양읍 신외리 일원 418만9천㎡ 부지 중 송산그린시티 내 동측에 테마파크, 워터파크, 상업시설, 숙박시설, 골프장 등 세계적 수준의 복합 리조트형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2007년 경기도와 화성시, 수자원공사가 사업 시행 우선협상자로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USK) 컨소시엄을 선정해 추진했으나 시행사의 자금난 등으로 2013년 9월 사업 계약이 취소됐다. 사실상 중단 위기에 몰렸던 이 사업은 2015년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으로 선정돼 재추진됐으나 지난해 1월 수자원공사가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 컨소시엄과 사업 협약 기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다시 중단 위기를 맞았다. 두 번이나 중단될 뻔한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올해 문재인 정부가 재추진하기로 하면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었고 정부의 ‘현장 밀착형 규제혁신 추진방안’에 반영돼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관광 인프라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어 지난 8월 경기도, 화성시, 수자원공사가 성공적인 재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재점화됐다. 세 기관은 내년 상반기 사업시행자를 선정하고 토지 계약 및 인허가 등 절차를 거쳐 2021년 착공할 계획이다. 우려되는 점은 공모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시간을 끌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사업시행자의 전략에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법과 원칙을 넘어서는 과도한 인센티브 요구까지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모사업 원칙을 세우고 외부 입김에 휘둘리지 않도록 공정한 평가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려면 한국수자원공사와 정부가 이런 이해관계의 상충과 반발을 어떻게 조율하고 해결하느냐가 더없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협상 전략은 원칙을 지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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