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캄보디아 시엠립주 소재 프놈끄라움 마을에 운영 중인 기초진료소에 당뇨병을 앓고 있는 짝리야(52·여)씨가 찾아왔다.

수개월 전 생긴 오른손 손가락 염증을 치료하지 못한 짝리야 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염증이 심각해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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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전문의인 박노재 수원화인피부과 원장은 짝리야 씨의 손가락 염증을 꼼꼼히 살펴보고 이를 치료해줬다. 박노재 원장은 ‘수원시 의료봉사단’의 일원으로 지난 5일부터 이틀 동안 프놈끄라움 마을을 찾아 의료 봉사를 했다.

현지 간호사에게도 짝리야 씨는 당뇨 합병증의 후속 치료 방법을 알려줬다. 이에 짝리야 씨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캄보디아어인 "어꾼 쯔란!"이라는 말로 고마움을 연신 표현했다.

이처럼 수원지역에서 활동하는 의료인으로 이뤄진 ‘수원시 의료봉사단’이 2007년부터 매년 프놈끄라움을 방문해 인술을 베풀면서 국경을 넘어선 인류애의 실천과 동시에 민간외교의 가교역할로서의 큰 몫을 해내고 있다.

18일 시에 따르면 올해는 수원시 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약사회·간호사회·안경사회, 경기도간호조무사회 회원, 성빈센트병원 의료진 등 36명이 의료봉사에 참여했다.

내과·소아청소년과·피부과·산부인과·치과·정신과·한의과 등 7개 과 전문의가 기초진료소와 공동자립작업장 등에서 이틀 동안 400여명을 진료했다.

또 수원시약사회는 빈혈이 있는 아동 180명(헤모글로빈 수치 11.5 미만)에게 3개월 동안 복용할 수 있는 철분제를 지원했고, 수원시안경사회는 443명에게 안경·선글라스를 선물했다.

대부분 환자가 구강 상태가 좋지 않아 진료 후 구강보건교육을 하기도 했다. 또 미술치료를 전공한 자원봉사자 이숙현 씨는 아동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 전통 부채를 활용한 미술 교실을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수원시 의료봉사단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년 프놈끄라움 마을을 찾으면서 주민들에게 의료봉사단은 친숙한 존재가 됐다. 낯선 한방진료에도 거부감을 보이는 주민이 없다.

의료봉사단의 활동은 이틀 동안 진료에만 그치지 않는다. 봉사단이 떠난 후에도 환자를 잘 돌볼 수 있도록 전문의가 현지 간호사들에게 기초진료 방법, 투약방법, 상처 드레싱 방법 등을 교육한다. 내년에는 씨엠립주 보건 관계자의 연수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원시보건소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현지 의료진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현지 실정에 맞는 보건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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