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광역 푸드뱅크 창고가 수요에 비해 턱 없이 좁아 유명무실하다. 지역 저소득층에게 돌아가야 할 4억 원 가량의 지원물품이 경기도 등지 타 지역으로 넘어가고 있는데도 시는 대책마련에 소극적이다.

 18일 시에 따르면 인천에서 서울시와 경기도 등 인근지역으로 이관한 기부물품은 2015년 1억 원, 2016년 3억2천만 원, 2017년 4억1천만 원 상당으로 매년 늘고 있다. 기부물품을 지역에서 소화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대량기부물품 등을 수용할 만한 창고가 없어서다.

 식품류가 대다수인 기부물품은 창고가 없으면 보관이 여의치 않다. 지난해 기부물품 중 73%(61억 원)가 냉동식품·과자 등 가공식품이었다. 농산물·수산물 등 신선식품도 11.9%(10억 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에 비해 광역 푸드뱅크의 보관창고는 20평 상당인 67㎡에 그친다. 대량 기부물품 화물운송 1회 평균 수량 22파렛트의 60% 가량인 13파렛트만 보관할 수 있는 면적이다.

 기부물품을 옮기기도 어렵다. 남동구 인천시사회복지회관 지하에 마련된 창고는 입구 높이가 낮아 냉동탑차 진입이 불가하다. 기부물품이 들어오면 직원들이 직접 지하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기부물품이 들어오면 창고를 거치지 않고 수령 장소에서 직접 배분한다. 남동구 문학경기장 광장에서 물품을 쌓아두고 26개 기초단위의 지원센터에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기부물품의 수량이나 품목, 유통기한 등 구체적인 검수가 불가해 어려움이 있다.

 기부물품과 수요자가 늘어나는데도 시는 광역창고 확충을 뒷전으로 미뤘다.

 인천지역 기부물품 금액은 2015년 70억 원 상당에서 지난해 85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물품지급대상이 되는 기초수급자수도 7만2천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었다.

 담당부서는 내년 예산안에 광역 창고 확충비용 2억1천여 만 원을 올렸으나 보조금심의위원회를 넘지 못했다.

 김성준(미추홀1) 의원은 "매년 80억 원 가량의 지원물품 금액이 창고가 없어서 더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열악한 분들에게 제공하는 식품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예산심사 과정에서 보건복지국과 의회가 마음을 맞춰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