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현대차그룹에 합병됐으나 독자적인 디자인 철학을 갖고 독립적인 역할에 노력해 왔다. 같은 차종의 경우 동일 플랫폼을 이용하지만 겉으로는 전혀 다른 색깔과 특성을 유지하면서 독립적인 가문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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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기아차의 색깔을 확실히 나타내면서 운전 성능 또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같은 뿌리에 다른 시스템이 구현되는 차종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탄생한 기종 중 카니발이나 쏘렌토 같은 경우 동급 차종에서 경쟁이 없는 최고의 차종으로 군림하고 있다. 카니발 리무진은 연예인들이 애호하는 차종으로 성장하면서 기존의 익스플로러 밴이나 스타크래프트 밴을 대체하는 차종으로 성장했다. 그만큼 고급스러우면서도 연비와 가격은 물론 가성비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것이다.

쏘렌토는 중형급 SUV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미 팬덤이 형성될 정도이다. 스팅어는 스포츠카의 명맥을 이어가면서도 다시 한 번 재도약한 차종으로 젊은이들에게 기아차의 가능성을 크게 높인 차종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오면서 기아차의 색깔이 흐려지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결여되고 현대차와 차별화된 특성이 섞이는 부분은 분명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기아차의 독립성을 좌우하는 요소 중 앞태와 뒤태는 물론 전체적인 실루엣이 중요하다. 이 중에서 눈에 가장 부각되는 부분을 찾는다면 가문을 대표하는 엠블럼을 지적할 수 있고 또 하나는 얼굴의 코에 해당되는 라디에이터 그릴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엠블럼은 이름표인 만큼 중요한 표현 수단이다. 역사가 깊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한동안은 엠블럼을 떼어가거나 모으는 마니아들도 있을 정도로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심지어 해외 브랜드 중에는 엠블럼 가격이 극히 높아서 도난의 염려를 없애기 위해 운행 중에는 엔진 보닛으로 올라와 있으나 주차해 시동을 끄면 엔진 보닛 속으로 들어가고 덮개가 덮어지는 차종도 있을 정도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얼굴의 중심점을 나타내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같은 브랜드의 경우 유사한 모양을 유지해 멀리서도 어느 차종인지 바로 알 수 있는 동일한 모습을 유지하기도 한다. 이른바 패밀리 룩이라 부르고 있다. BMW의 경우 패밀리 룩으로 콩팥 같은 두 개의 구멍을 뚫어서 혈족임을 나타내는 ‘키드니 그릴’이 유명하다. 엠블럼은 이름표이고 페밀리 룩은 얼굴을 대표하는 실과 바늘의 관계라 할 수 있다. 기아차의 경우 엠블럼은 이전과 같은 모습을 유지하면서 차종에 구분 없이 주로 타원형에 KIA라는 고딕체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아름답고 차종에 잘 어울려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 할 수 있으나 최근 출시되는 차종과 어울리지 않는 불균형과 세련된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주변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고객 중에는 별도로 사적으로 만든 기아차 엠블럼을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당연히 현 시대에 맞는 엠블럼을 여러 종 개발, 제작하고 차종에 따라 어울리는 몇 가지 엠블럼을 독립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로 패밀리 룩이다. 약 10년 전 기아차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해 도입한 얼굴 문양이라 할 수 있다. 호랑이 얼굴 형상을 지칭하면서 타원형의 기본 모양에 중간 위 아래에 일부 튀어 나오게 만든 형상이다. 문제는 기아차의 색깔을 내기 위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패밀리 룩 모양이 다양한 차종에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제 기아차는 미래의 다양성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과감하게 혁신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상기한 두 가지인 엠블럼과 페밀리 룩 형상을 차종에 맞게 다양성을 키우자. 새로 개발한 중대형 차종의 경우 새롭게 개발한 엠블럼과 라디에이터 그릴을 사용할 경우 변화된 모습으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올리고 기아차 충성 고객을 늘리는데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여기에 더욱 가치를 높이는 기아차만의 알루미늄 휠을 추가한다면 새로운 변화를 부여하고 훨씬 세련된 기아차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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