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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을 마치고

박제훈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11월 20일 화요일 제11면

지난 11월 1∼2일 인천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됐던 제10회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Asia Economic Community Forum)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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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훈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올해의 주제는 ‘북한 비핵화와 아시아공동체: 통일, 통합 및 융합’으로 급변하는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하에 추진되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아시아공동체 담론에 어떤 함의가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포럼의 주 어젠다였다.

 올해에는 미국비교경제학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을 비롯해 18개 국내외 기관과 학회 등이 공동 주관기관으로 참여했으며 외교부, 통일부, 인천시 및 한중일 협력사무국 등 6개의 정부 부처와 국제기구가 후원했다. 2일간 총 20개의 세션에 65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올해 포럼은 인천대에서 공동 주관기관으로 통일통합연구원, 동북아발전연구원, 중국연구소, 일본문화연구소, 에너지환경연구원 등이 참여했으며 특히 인천대 통일통합연구원 창립 기념 및 인천대 글로벌 연구네트워크 출범 기념 국제학술회의를 겸해 진행됐다.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한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무엇보다도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 또는 남북한 간의 상호적인 작용 (mutual interaction)의 결과일 것"이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결단을 처음에는 내렸다가도 그 뒤에 미국이나 한국, 국제사회 반응을 보고 마음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반대로 처음에는 적당히 핵을 보유하면서 미국과 관계 개선하고 제재 해제를 노렸다가도 미국이나 한국, 국제사회 대응에 따라서는 안 되겠다. 완전히 핵을 포기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바꿔 먹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해 김정은의 본심이 무엇인지보다는 핵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우리의 노력과 방안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기조연설에서 전 유엔 사무차장을 역임한 김원수 대사는 ‘기로에 선 동북아’라는 주제로 지역이 직면한 여러 과제와 기회를 논하면서 한국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이해관계의 공통분모를 넓히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원칙 있는 창의성과 지속적인 인내로 북한 비핵화 문제를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해결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이틀간 여정을 마치면서 "한반도 평화협력체제 구축은 아시아 지역통합과 같이 추구해야 한다"는 제목하에 3개항으로 구성된 2018년 인천선언을 발표했다. 첫째, "한반도 평화 협력체제 구축을 남북한 간 양자 간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다자간으로도 같이 추진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새로운 체제나 질서는 동북아에서 새로운 체제와 질서가 동시에 구축될 때만 가능하다"고 주장해 미국의 일방주의나 북미, 남북한 간 양자주의의 한계를 지적하고 다자주의 및 지역주의와 동시 추진을 제시했다. 둘째, "비핵화 로드맵을 도출하기 위한 ‘미·중·러·일을 포괄하는 ‘동북아 지역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새로운 협의체 역할은 북핵을 포함한 남북한과 미중 간 안보 이슈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뿐만 아니라 대북 경제 제재와 비핵화 이후 대북 경협 방안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다"라고 해 북미 비핵화 협상 파국 시 대안을 제시했다.

 셋째, "비핵화 과정이 오래 걸리는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소위 ‘비핵화 이행기’를 상정해야 한다. 또한 남북한 간 및 북미 간 신뢰 구축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한국 내 비핵화 추진에 대한 합의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비핵화 점진적 추진에 따른 현실성 있는 남북 경협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는 구체적 정책 대안으로 연결된다. 또한 한국 내에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합의가 부족한 점을 지적해 보다 시간을 갖고 공감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아시아공동체 결성이라는 장기적 비전은 트럼프의 미국 일방주의나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작금의 국제질서에 볼 때 너무 이상주의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라는 말에서 보듯이 이렇듯 어려운 상황일수록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극적인 반전이 있을 수 있고 사실 올 초부터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은 반전 그 자체였다.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우리 모두의 지혜와 용기 그리고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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