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학적 관점에서 미래사회는 정해져 있지만 개인의 미래는 이 같은 관점을 활용해서 정해 나갈 수 있다."

인천경영자총협회와 기호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제86회 인천경총 CEO포럼’에서 강사로 나선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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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인천 라마다송도호텔 2층 르느와르홀에서 100여 명의 기업인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포럼에서 조 교수는 ‘정해진 미래, 인구학이 말하는 10년 후 한국 그리고 생존 전략’이라는 주제로 고견을 전했다.

이번 강의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특별히 지원하고 함께 참여했다.

조 교수는 31살의 나이에 대학교수가 돼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구학을 전공 분야로 두고 개척해 온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인구학은 사람이 태어나서 이동하고 사망하는 패턴과 규모, 그 특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며 "인구학을 공부하면 가까운 미래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미래 예측에는 변수와 결정요인이 굉장히 많지만 과거와 현재의 인구통계를 활용하면 적어도 10년 뒤 인구의 크기나 연령구조 등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직장인의 마지막 자동차 구매 시점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사교육비 투입 정도, 부동산시장의 투자 적정성 등 일상적 소재들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직장인은 은퇴 2∼3년 전에 인생의 가장 좋은 차를 사는 경향이 있는데 고령화로 매년 80만∼100만 명의 자동차 구매가능 계층이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어 10년 후 국산차 시장은 침체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계소득의 4분 1 정도를 쓰는 사교육시장은 현재도 대학들이 50만 명을 모집하는 상황에서 진학생은 32만 명인 상황"이라며 "10년 후에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45만 명)이 100% 진학해도 공급이 남아도는 상황이 되므로 사교육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부동산시장의 경우 서울을 기준으로 1∼2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52%인데 이 중 48%가 노인가구이고, 10년 후에는 65%가 65세 이상 노인가구로 바뀐다고 했다. 집도 사고파는 사람이 대폭 줄어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미래의 생존 전략으로 ▶판단의 기준을 미래에 놓고 ▶인구 변동에 관심을 갖고 ▶기회가 무한한 시장에서 소비의 관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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