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가 옥련동 송도유원지 안 중고자동차수출단지 활용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역사성과 장소성을 살린 열린 공간 조성이 거론된다. 15년 가까이 민원을 불러온 중고차수출단지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중고차수출단지가 빠져나갔을 때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나 지역 간 갈등은 지역사회의 논의 과정을 거쳐 신중히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 인천시 연수구가 중고자동차수출단지로 15년째 활용되는 옥련동 송도유원지를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새 단장할 구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청량산에서 바라본 송도유원지 안 중고차수출단지.  <연수구 제공>
▲ 인천시 연수구가 중고자동차수출단지로 15년째 활용되는 옥련동 송도유원지를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새 단장할 구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청량산에서 바라본 송도유원지 안 중고차수출단지. <연수구 제공>
구는 공무원들이 지난주 송도유원지 안 중고자동차수출단지 현장을 둘러본 뒤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정책적 판단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정상적인 중고차수출단지를 벗어나 사무실용 컨테이너박스와 폐차장이 뒤범벅된 중고차 야적장으로 인근 아파트 단지나 상업구역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어차피 중고차수출단지는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장기미집행 시설로 2020년 7월이면 유원지를 해제해 땅 주인들이 원하는 쪽으로 용도를 변경하든가 아니면 인천시 등 지방정부가 터를 사들여야 한다.

구는 텃밭과 피크닉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한 송도석산처럼 중고차수출단지 일부를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과거 송도유원지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입힌다는 계획이다.

구는 중고차수출단지 일대 유원지(72만㎡) 170여 필지 땅 주인 50여 명과 10개 사와 충분히 협의를 거쳐 재산권 침해와 특혜 논란을 불식시킨다는 생각이다. 일부 땅 주인들은 그동안 유원지 조성 대신 공원과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한 뒤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터는 주거단지와 상업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 용도변경을 주장해 왔다.

송도유원지에서 떠나야 하는 중고차수출단지와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민한다는 계산이다. 국내 중고차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송도유원지 중고차수출단지에는 2천여 명의 중개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연간 20만에서 30만 대를 수출해 2조∼3조 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고차수출단지 회원사들은 오래지 않아 송도유원지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평택 등지로 옮길 방안을 찾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 G사가 평택에 115만㎡ 규모의 물류산업단지를 조성하자 이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 중이나 실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화성 등지도 이전 대상지로 오르내리고 있다.

고남석 구청장은 "역사성과 장소성을 고려해 송도유원지를 새롭게 단장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그 구체적인 방향은 토지주, 지역사회 등과 논의하겠지만 중고자동차수출단지 이전에 따른 지역경제도 무시할 수 없어 그 대안들을 심각히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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