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25위·한국체대·사진)이 호주오픈 테니스 ‘4강 신화’를 일궈 낸 2018시즌을 "100점 만점에 70점, 80점 정도"라고 자평했다. 정현은 20일 서울 강남구에서 후원사인 라코스테 주최로 열린 팬들과 만남의 시간 및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정현은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4강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4강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를 만나 경기 도중 발바닥 물집 때문에 기권했다. 이후 5~7월 부상으로 투어 활동을 하지 못했고, 6·7월 잔디 코트 시즌은 2년 연속 뛰지 못했다.

그는 "올해는 100점 만점에 70점에서 80점 정도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작년보다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는 점에서 점수를 줄 수 있지만 부상 때문에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랭킹 19위까지 올라 국내 선수 최고 순위를 기록한 정현은 "처음 이형택 원장님의 36위를 깼을 때는 기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느껴졌다. 그래도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추구하는 테니스 스타일에 대해 "많이 뛰고 끈질기게 악착같이 하는 모습"이라며 "코트에 들어갔을 때 그런 느낌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답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역시 호주오픈이었다. 정현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꺾고 처음 톱10 선수를 이겼을 때나 조코비치를 물리쳤을 때, 기권했지만 페더러와 함께 코트에 서 있었을 때가 기억이 난다. 페더러와 경기할 때는 저도 신기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즈베레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한 것에 대해서는 "저와 비슷한 나이의 선수들이 잘 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정현은 태국으로 이동해 동계훈련을 할 예정이다. 그는 "발 상태는 치료를 받으면서 회복 중이다. 제 발에 잘 맞는 신발도 찾고, 체력 보완과 유연성 향상 등을 통한 부상 방지에 중점을 두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의 2019시즌은 어떨까. 그의 첫 번째 목표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고, 다음은 좀 더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하면서 올해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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